지난 해 자료수집 차 뉴질랜드를 방문한 적이 있다. 뉴질랜드는 자연을 가능한 한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게 잘 보존하고 있으며, 특히 국가 청렴도 순위에서 거의 매년 1.2위를 차지하는 나라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도 이제 어느 정도 살만한 나라가 되었으니까 뉴질랜드와 비교해 볼 때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느낌을 평소에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직접 뉴질랜드를 방문해 보니 생각과는 꽤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가 청렴도가 높다는 말은 개인과 사회의 신뢰도(신뢰성)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귀국하기 전 간단한 선물을 사기 위해 주위사람들에게 필요한 조언을 구한 적이 있었다. 같이 간 일행이나 당시 만났던 우리 교포들이 하나같이 뉴질랜드 제품(Made in New Zealand)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모든 상품이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겠지만, '뉴질랜드 제품이라면 믿고 사도 문제 없어요!'라는 높은 신뢰성과 그에 따른 자신감이 참으로 부러웠다. 한 가지를 보면 열 가지를 짐작할 수 있다는 말처럼 이를 통해 뉴질랜드를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나라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1인당 국민총생산(GDP)을 들곤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확실한 잣대는 '신뢰도'라고 생각한다.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선진국임에 틀림없다. 신뢰성이 낮은 국가를 선진국이라고 한 적이 있는가! 높은 국가 신뢰도는 개인과 사회의 신뢰성이 축적되어 나타난다.
최근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휴대폰이나 자동차 등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또 이에 대해 가슴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 제품의 신뢰성을 높이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리라. 그렇지만 아쉽게도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신뢰성은 아직 그렇게 높지 않은 것 같다. 최근에 와서 우리의 신뢰도가 점점 개선되고 있는 것 같으나 우리 사회를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기 저기 가짜(혹은 거짓말)를 쉽게 접할 수 있음도 또한 사실이다.
한 나라의 신뢰도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기는 어렵다. 신뢰성을 높여 다른 나라로부터 신뢰받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경제적·사회적 비용이 든다. 신뢰도의 변화는 오랜 기간 정직과 성실이 축적되어 나타난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 한사람 한사람의 노력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 믿음을 심어줄 수 있는 정치지도자들의 말과 행동이라 여겨진다. '한국제품(Made in Korea)이라면 어떤 상품이든 믿을 수 있다'라는 말을 언제쯤이면 들을 수 있을까?
성장환(대구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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