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 "필승 멤버로 스위스 제압"

입력 2006-06-22 03:55:52

"스위스엔 더 공격적 플레이..진다는 생각 없다"

"1승2무로 떨어진다는 가정은 말하지 말라. 모든 선수들이 스위스를 이긴다고 믿고 있다. 이길 수 있는 선수들을 투입하겠다"

딕 아드보카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스위스와 운명의 결전을 앞두고 특유의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쾰른 인근 베르기시-글라드바흐의 베이스캠프 숙소인 슐로스 벤스베르크 호텔에서 진행된 스위스전 대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스위스전을 앞둔 느낌은.

▲이번 금요일 밤(현지시간) 매우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두 팀 모두에 중요한 경기다. 우리 팀에도 분명히 기회가 있고 그 점에서 매우 기대되는 경기다.

프랑스전에서 1-1로 비겼는데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였다. 후반 25분을 남겨놓고는 매우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고 값진 결과를 얻었다. 스위스는 위협적인 상대다.

현재 우리 팀에는 세 명의 경미한 부상 선수가 있다. 이호, 박지성, 김영철이 가볍게 다쳤다. 세 명 모두 금요일 경기에는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을 걸로 본다.

--스위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상당히 뛰어난 팀이고 열심히 뛰는 팀이다. 스위스 주전 11명 중 10명이 유럽 선진 리그에서 뛰고 있다. 반면 우리는 국내파가 많아 경험 면에서는 스위스가 앞선다. 경기 운영 방식을 비교해놓고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이다.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앞선 두 경기는 초반엔 수세였다. 스위스전에는 좀 더 공격적이야 하지 않나.

▲수비 중심적으로 했다고 말할 수 없다. 프랑스의 기량이 절대적으로 나았기 때문에 초반에 밀린 것 뿐이다. 프랑스와 우리를 비교하면 축구라는 면에서 우리는 약소국이다. 공격적으로 나간다고 5-0, 6-0으로 이길 순 없다. 그건 오해다.

--운명이 걸린 세 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조 1위가 됐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성적을 착각한 듯). 그런 점에서 선수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조재진을 원톱으로만 할 것인지, 공격수를 더 보강할 것인지.

▲내가 (공격수 숫자를) 잘못 세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세 명의 공격수를 갖고 있다. 분명히 우리는 좌우에도 공격수가 있다. 프랑스전에서는 공격수들이 다소 내려왔지만 스위스전에서는 좀 더 공격적으로 할 것이다.

--스위스가 무실점이고 수비가 매우 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깨뜨릴 비책은.

▲스위스보다 한 골을 더 넣는 것이다.

--스위스 중앙수비수 두 명이 체격이 크고 파워가 강해 양 측면을 뚫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두 명의 중앙 수비수 중 한 명은 프랑스 리그 우승팀 리옹에서 뛰고 있고 또 한 명은 잉글랜드 3위팀 아스날에서 뛰는 선수인데 토고전에서도 그랬듯이 압박을 가해 부담을 주면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모른다. 선수들의 수준 면에서는 한국과 스위스의 차이가 별반 없다고 본다. 스위스는 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수비를 우선시하다가 역습을 펴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을 만나든, 잉글랜드를 만나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위스전에서 그동안 뛰지 않은 선수를 기용해볼 건가.

▲(월드컵) 축구 경기라는 게 기존의 못보던 선수를 뛰게 하는 것보다는 이기는 게 중요하다. 스위스를 물리칠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선수를 내보낼 것이다.

--지금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2002년 4강팀인 한국의 16강 진출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부담이 되지 않나.

▲부담이 크지는 않다. 현재 독일에 와 있고 한국에서 받았던 성원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처해있다. 훈련할 수 있는 시간도 2002년과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 국내파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과는 아무래도 차이가 조금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도 어려움이 있다. 그렇지만 2002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7명이 있고 자질있는 신인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스위스의 약점은 뭐라고 보나.

▲설사 안다고 해도 말하기는 힘들다. 스위스가 프랑스와 두 번이나 비겼고 터키(월드컵예선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은 것만 봐도 좋은 팀이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얻어내야만 한다.

--G조 세 개팀이 매우 근소한 차이로 골득실, 다득점 등을 따지는 상황이다. 토고전에서 좀 더 골을 넣지 못한 점이 후회되진 않나.

▲우리는 승점 4점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 현실적인 눈으로 경기를 봐야 한다. 토고도 절대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월드컵에서 상대팀이 된다는 건 상당한 수준이 돼야 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선수들 스스로 수준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다른 팀보다 떨어질 순 있지만 지난 두 경기를 통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걸 이미 증명해 보였다.

--만약 1승2무로 떨어진다면 마지막 경기가 되는데. 그런 결과를 한국팀을 맡아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는가.

▲그 질문은 대회가 끝나고 해야 할 질문 아니냐. 우리는 스위스를 반드시 이길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을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스페인 취재진 질문)

▲16강 이후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건 일단 16강에 오르고 나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물론 스페인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중앙수비수 김영철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선수 개인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는다. 몸 상태가 썩 좋지는 않다.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린 비결은.

▲내가 팀을 맡은 이후 스무 번 경기를 치렀는데 딱 네 번만 졌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팀은 아니지만 어떤 팀이든 우리를 쉽게 이기기 힘들다. 왜냐하면 우리는 절대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포기하는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자신감이 향상됐고 팬들도, 언론도 우리 팀을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

--박지성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일부 선수들의 군 면제가 달린 목표가 팀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박지성은 현재 발목이 좋지 않지만 금요일 경기엔 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가 선수들에 대해 얘기할 때는 11명이 아니라 23명을 놓고 말한다. 몇몇 선수들이 군 면제를 받게 되면 2년이라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뛰는 것도 강한 동기 유발이 되고 있다.

--네덜란드 감독이 한국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 뭔가.

▲특별한 비결이 있겠지만 잘 모르겠다. 내가 잘한 것도 있겠지만 나를 도와주는 스태프들이 있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도 그랬다. 네덜란드 감독들이 축구에 대해 좀 더 잘 아는 것 때문 아니겠느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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