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춘년 바람'…비시즌 여름철도 결혼 행렬 줄이어

입력 2006-06-21 09:47:47

8월 19일 결혼을 앞둔 이모(27·여) 씨는 5개월 전인 지난 3월 초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 하지만 결혼 시즌인 10, 11월 토요일 황금 시간대인 1∼2시는 예약이 끝난 상태. 오전 11시 첫 시간이나 오후 3시 마지막 시간 외에는 마땅한 시간대를 찾기 힘들었던 것.

결국 이 씨는 한여름인 8월에야 겨우 시간을 잡을 수 있었다. 이 씨는 "양가 어른들이 올해 안으로 꼭 결혼을 해야 한다고 성화를 부리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여름에 결혼하게 됐다."며 "쌍춘년 탓에 불볕 더위에 고생하게 생겼다."고 푸념했다.

결혼하기 좋다는 '쌍춘년' 여파에 밀려 결혼 비수기인 7, 8월에도 결혼식 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것.

대구웨딩연합회에 따르면 결혼을 기피하는 7, 8월에도 매 주 평균 10쌍 이상이 예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쌍춘년의 여파로 10∼11월 주말 낮 시간대에 예식장을 구하기 힘들게 되면서 여름으로 결혼시기를 앞당기는 예비부부들이 적지 않은 탓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웨딩홀 예약은 지난 해에 비해 3개월 정도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이미 지난 5월 거의 끝난 상황.

결혼 시즌이 아닌 12월에도 주말의 결혼 황금 시간대인 오후 1∼3시대는 예약이 힘들 정도다. 때문에 음력으로 윤달(음력 7월)인 8월 24일∼9월 21일에도 '윤달에는 결혼하지 않는다.'는 속설에 관계없이 예약을 밀려들고 있다.

대구 인터불고호텔 웨딩 관계자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예약이 2배나 급증, 날씨가 더워지는 결혼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오는 24, 25일 주말에도 7건의 예약이 접수됐을 정도"라며 "급하게 준비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쌍춘년 효과는 예식장 뿐만 아니라 혼수관련 업체에도 미치고 있다. 비수기에 접어들었지만 고객들이 꾸준히 몰려들고 있는 것.

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서 운영하는 웨딩센터에 따르면 가입회원 385명 가운데 66명이 결혼 비시즌인 6~8월 사이에 결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들이 혼수 용품을 구입하면서 적립하는 마일리지도 월 평균 4억 7천만 원에 이른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웨딩센터 관계자는 "올해는 결혼 비수기인 여름에도 결혼식이 많다."며 "쌍춘년 바람이 대단한 위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