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강적

입력 2006-06-21 0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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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와 자동차 안에 나란히 앉아 있는 박중훈과 천정명. 이들의 잘못된 만남은 달리기를 넘어 레이싱으로 이어진다.

'정글 쥬스'로 데뷔한 조민호 감독은 전형적인 버디 무비의 틀을 지닌채 마지막 선택의 길에 오른 형사와 탈옥수의 이야기를 강한 액션으로 영상에 담아냈다.

서로에게 잊지 못할 강적이 된 그들. 둘의 만남은 아이러니하다. 인질이 된 형사와 인질범이 된 탈옥수. 그러나 그들은 마지막 선택을 한 공동운명체로 인연을 시작한다.

잠복근무 중 근무지를 이탈해 동료를 죽음으로 몬 형사 하성우는 동료로부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다. 더욱이 인생의 유일한 희망인 아들 철수에게 장기기증자가 나타났지만 수술비가 없다. 성우는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순직하기만을 기다리는 인생 패배자가 되어버린다.

삶이 막막하기는 전직 조폭 이수현도 마찬가지다. 조직생활을 청산하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그의 소박한 꿈은 형제나 다름없는 조직 동기 재필의 마지막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한순간에 무너지게 된다. 누군가에 의해 살인 누명을 쓰고 투옥된 수현은 복수를 위한 탈옥을 시도한다.

그리고 이들은 인질과 인질범으로 뜻하지 않은 만남을 갖게된다. 경찰의 포위망이 점점 좁혀오면서 성우마저 인질이 아닌 공범으로 쫓기는 신세가 되고 이 둘은 어쩔 수 없는 협력 속에서 서로의 처지를 절실히 이해하는 관계가 되어간다. 지하 주차장의 짧은 인질극은 이들을 48시간 동안 묶어주는 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쉴새 없이 이어지는 두 남자의 모험담은 관객을 거부감 없이 이야기에 빠지도록 한다. 수현이 병원차를 몰고 탈출하는 차량 추격 신과 경찰을 피해 지하철이 오가는 철로를 건너뛰는 장면 등이 액션의 완성도를 높인다. 다섯 번째 형사 연기에 도전하는 박중훈과 영화 '태풍태양', 드라마 '패션 70's'에서 얼굴을 내보인 천정명이 콤비를 이룬다. 118분. 15세 관람가. 22일 개봉.

최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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