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전화위복(轉禍爲福)

입력 2006-06-20 07:00:26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을 우리는 알고 있다. 공짜로 말을 얻어서 좋아했는데, 아들이 말을 타다가 다리를 다치게 되어 슬퍼했다가, 다시 다친 것 때문에 아들이 전쟁터에 나가지 않게 되어서 기뻐했다는, 인생의 행불행을 예측하기가 어렵기에 좋은 일에 너무 기뻐말고 슬픈 일에 너무 좌절하지 말자는 고사성어이다. 이 교훈은 우리에게 신중함을 줄 수는 있지만 진취적인 삶을 살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가장 적극적인 삶의 자세는 기쁜 일이 될지 슬픈 일이 될지 모르겠으니 두고 보자는 태도가 아니라, 인생에서 일어나는 행불행의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라 믿는다.

'토스카니니'라는 세계적인 지휘자가 있었다. 그는 원래 첼로 연주자였는데 심한 근시로 연주 시간에 제대로 악보를 볼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중요한 연주회를 앞두고 지휘자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단원들 중에서 누군가에게 지휘를 맡아야할 상황이 되었다. 그때 악보를 몽땅 외우고 있던 '토스카니니'가 선발되어서 지휘를 하게 되었고 그것이 그가 세계적인 지휘자가 되는 첫걸음이 되었다. 만약 그의 시력이 그토록 나쁘지 않았다면 구라파의 한 첼로 연주자에 불과했을 것이지만 시력이 나빠서 악보를 제대로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악보를 외워야 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세계적인 지휘자가 되었던 것이다.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협회 이희돈 부총재는 공항으로 가기 전 갑자기 커피가 몹시 마시고 싶었다. 커피를 사려고 줄을 섰는데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딸기 쥬스로 대신했다. 뉴욕 공항에 도착한 그는 쥬스 탓인지 갑자기 속이 뒤틀려 화장실로 향해야 했다. 거기서 18분을 지체했다. 그 시간으로 인하여 이 씨는 세계무역센터가 처참히 무너져 내려, 수많은 사람이 죽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일 이후에 그는 '작은 불편까지도 감사합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올해 초에 우리 대구시가 전국 자치단체 시·도를 비교했더니 모든 부분에서 꼴찌였다고 한다. 경제를 포함해서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때에 불평하고 자포자기 해버리면 더 비참해질 뿐이라는 생각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자.

"감사할 것 없는데 무슨 감사인가?", "목사이기에 직업적으로 하는 말이 아닌가?" 이렇게 반문할 독자들이 있겠기에 어려움 속에서도 감사해야하는 이유를 헬렌 켈러의 말에서 찾고자 한다.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삼중고에 시달렸던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앞문, 옆문, 뒷문 다 닫힐 때에 하늘 문은 열린다." 모든 문이 닫혔다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감사함으로 받으면 하늘 문이 열리며 도움의 손길이 나타나, 화가 변하여 복이 되는 인생 역전의 드라마가 일어나겠기에, 모든 일에 감사하면서 살아보자는 권유의 말 외에 다른 뜻은 없는 것이다.

이동관 대구수산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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