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속의 또 다른 원정을 뚫어라'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전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던 '붉은 악마'들의 단결된 응원은 태극전사들의 4강 행진에 숨은 원동력을 제공했다.
붉은 악마들의 단결된 응원전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토고와 치른 2006 독일월드컵 축구대회 G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태극전사들의 역전승에 커다란 밑거름이 됐다.
이제 또 한번 붉은 악마의 일치된 응원전이 빛을 발할 때가 왔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전 4시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알프스 전사' 스위스 축구대표팀을 상대로 G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마지막 승부의 결과에 따라 한국의 2회 연속 월드컵 16강 진출의 역사가 작성되는 순간이다. 자력으로 16강에 오르기 위해선 반드시 스위스를 꺾어야 한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독일 원정의 어려움과 더불어 '제2의 홈경기'를 맞는 스위스 '붉은 응원단'의 거센 야유를 헤쳐나가야 하는 이중고를 떠안게 됐다.
지난 19일 스위스-토고전이 열린 도르트문트 월드컵 경기장은 태극전사들이 맞닥뜨려야 할 원정경기의 어려움을 제대로 보여줬다.
스위스-토고전 킥오프에 앞서 도르트문트 중앙역에는 오전부터 스위스에서 고속철도(ICE)를 타고 국경을 넘어온 스위스 축구팬들로 북적거렸다.
기껏해야 스위스에서 5~6시간 거리인 도르트문트행 기차에 몸을 실은 스위스 원정팬들은 삽시간에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6만3천여석 규모의 도르트문트경기장 관중석은 말 그대로 '붉은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4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스위스 축구팬들로 가득 들어찼다.
스위스 선수들이 볼을 잡을 때마다 울려대는 스위스 팬들의 함성은 경기장을 뒤흔들 정도였다.
스위스대표팀의 주장 요한 포겔은 "팬들의 성원이 정말 중요했다. 이날 승리에 큰 도움이 됐다"며 스위스 원정응원단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오는 24일 한국-스위스전이 열리는 하노버 월드컵경기장 역시 스위스 축구팬들의 집합소가 될 공산이 크다. 태극전사들로서는 원정 속에 치르는 또 다른 원정경기가 되는 셈이다.
한국에서 원정응원을 나온 붉은 악마들과 교민 응원단도 스위스 응원단에 맞서 '맞불'을 놓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태극전사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올 스위스 응원단의 야유에 주눅들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제대로 펼치는 게 승부의 관건이다.
주장 이운재(수원 삼성)는 "경기장이 모두 붉은색 응원복으로 가득 찰 것이다. 모두 한국의 응원단으로 생각하고 경기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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