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를 전후해 라이프치히 도심은 월드컵의 열기로 가득 찼다. 이날 오후 9시(한국 시각 19일 오전 4시) 열리는 한국과 프랑스와의 경기가 10시간 이상이나 남았지만 붉은 악마 응원단들과 푸른 색 유니폼을 입은 프랑스 응원단들이 거리를 메우기 시작했다.
라이프치히 중앙역 맞은편 도로에서 시작되는 도심은 일요일을 즐기려는 많은 라이프치히 시민들과 함께 한국과 프랑스의 응원단들이 들어서서 나팔을 불거나 구호와 함성을 질러 도심을 들썩이게 했다. 도심에 있는 성 토마스교회에선 한국과 독일 합동예배가 열려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했고 도심 한 광장에선 한국의 전통 춤 공연단이 즉석 공연을 벌이자 호기심에 어린 라이프치히 시민들이 몰려 흥겨운 한국의 리듬과 춤사위에 열정적인 박수를 보내는 모습도 보였다.
오후에 접어들면서 붉은악마 응원단보다 프랑스 응원단의 수가 점차 많아지기 시작했다. 양국 응원단들은 일찌감치 젠트랄 경기장 주위에 진을 쳤다. 그들은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지치지 않을까 염려스러울 정도로 구호와 함성을 계속 질러댔다.
경기가 시작되기 1시간여 전부터 4만 3천여 명의 관중들이 꽉 들어차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프랑스 응원단 못지 않게 한국의 붉은악마도 경기장 한쪽과 곳곳에 진을 쳤으며 양팀 응원단은 서로 기세를 올리며 응원에 열중했다.
거대한 경기장에서 울리는 음악과 함성, 장엄한 의식은 심장을 뛰게 하고 마음을 울렸다. 긴장되는 경기가 시작됐고 한국 선수들은 신중한 플레이를 펼쳤다. 전반 초반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이후 한국 팀은 다시 침착한 플레이를 펼쳤다. 붉은악마도 골을 허용한 순간 일순 침묵했으나 다시 열띤 응원을 이어갔다.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비슷했다. 프랑스의 날카로운 공격에 고전하던 한국은 설기현과 안정환을 잇따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경기 종료 10여 분 전부터 한국이 우세한 체력을 바탕으로 공세적으로 나섰고 후반 36분 설기현의 크로스에 이은 조재진의 헤딩을 가운데서 쇄도하던 박지성이 발을 갖다대 끝내 동점골을 터뜨렸다. 붉은악마 응원단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힘겨운 경기였지만 투혼을 보인 한국의 선전에 젠트랄 경기장은 한국을 성원하는 독일인들까지 가세, 떠나갈 듯 들썩였다. 경기장 밖에서 대형 전광판을 보며 응원하던 붉은악마 응원단도 땅을 구르며 승리나 다름없는 환희를 마음껏 표현했다. 환희의 축제는 밤이 깊어가도록 라이프치히의 밤하늘을 울렸다.
라이프치히(독일)에서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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