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이 큰 이변 없이 흐르고 있다. 2002 한.일 월드컵만 해도 개막전부터 전(前) 대회 우승팀인 세계 최강 프랑스가 아프리카 복병 세네갈에 침몰하며 축구팬들을 흥분시켰지만 이번 대회는 '깜짝쇼' 없이 조용히 흘러가고 있다.
프랑스가 스위스와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우승 후보들은 순항하며 속속 16강행을 확정짓고 있다.
A조의 개최국 독일은 코스타리카(4-2 승)와 폴란드(1-0 승)를 연파하며 16강 진출을 결정지었고, B조에서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역시 2연승으로 16강 티켓을 확보해 남은 경기를 부담없이 치르게 됐다.
C조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가 거침없이 2연승으로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 '죽음의 조'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역시 껄끄러운 팀들이 몰려 있는 E조에서도 객관적 전력이 앞선 이탈리아와 체코가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따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F조의 '디펜딩챔피언' 브라질도 조별리그 최대 난적이었던 크로아티아와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 월드컵 6회 우승의 시동을 걸었다. H조의 '무적함대' 스페인은 복병 우크라이나와 첫 경기에서 막강 화력을 선보이며 4-0 대승을 거뒀다.
1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현재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라면 A조의 에콰도르가 폴란드(2-0 승)와 코스타리카(3-0 승)를 무실점으로 제압하며 독일과 나란히 16강 진출을 확정한 것, 그리고 월드컵 본선 처녀 출전국 앙골라가 17일 멕시코와 2차전에서 미드필더 안드레의 퇴장으로 10명이 싸우고도 0-0 무승부를 연출한 것 정도다.
돌풍이 기대됐던 아프리카 팀들은 튀니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2-2로 비겼을 뿐 코트디부아르, 토고, 가나, 앙골라 모두 1차전에서 쓴 잔을 들었다. 디디에 드로그바(첼시)를 내세운 코트디부아르는 2연패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탈락이 결정됐다.
아드보카트호는 19일 오전 라이프치히에서 프랑스와 G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아트사커' 프랑스를 잡는다면 16강 티켓 확보와 더불어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의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이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은 프랑스에 5년 전 0-5로 졌고 4년 전에는 2-3으로 점수 차를 좁혔다. 이번에는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이변을 예고했다. 태극전사들도 "객관적 전력에선 뒤지지만 프랑스가 결코 넘어서기 힘든 벽은 아니다"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국이 과연 프랑스를 꺾고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