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출렁'…대구 '외부충격' 취약

입력 2006-06-15 11:00:26

부동산정책 따라 가격변동 대구 가장 심해

'대구는 정부 정책에 가장 잘 따르는 도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에 따라 대구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0년대 후반 IMF 경제 위기 이후 아파트 수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시장 환경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다 대구의 경제적 기반이 취약해 외부 충격에 대한 내성이 약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대구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경기 진정대책이 발표되면 가격과 거래가 타지역보다 급속하게 얼어붙고 경기 활성화대책이 나오면 상대적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부동산 투기 근절책으로 내놓은 첫번째 조치는 아파트 전매 제한을 골자로 한 2003년 10·29 부동산 종합 대책이다.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대구지역 아파트 가격은 2002년 13%, 2003년 6.6%의 상승률을 보이다 10·29 대책 이후 매수세가 크게 위축되면서 2004년 한해 동안 가격이 소폭의 등락을 거듭한 끝에 상승폭이 0.5%의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이에 앞서 2002년과 2003년 전국 평균 아파트 가격은 22.8%와 9.6%씩 올랐고, 강남 지역은 35.2%와 14.3% 상승해 대구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률 보다 두배정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정부가 침체에 빠진 지방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2004년 12월 28일 아파트 전매 제한 완화 조치를 발표하자 2005년 한해 동안은 거래가 회복세를 나타내 서울 강남의 13.5%에 이어 대구가 전국에서 두번째 높은 9.9%의 상승률을 보이는 등 전국 아파트 가격 평균 상승률 5.9%를 휠씬 웃돌았다.

1가구 2주택 규제와 세제 강화를 내용으로한 지난해 8·31 종합 대책 및 최근 발표된 3·30 조치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침체되면서 올들어 5월까지의 대구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2.2%에 그쳐 서울 강남의 상승률 12.1%는 물론 전국 평균 4.3%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부동산114 이진우 대구지사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있을때 마다 대구는 상대적으로 타 지역보다 반응 속도가 빠르다."며 "이는 외부 충격에 저항해 부동산 가격을 지지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데다 경제 위기 이후 몇년 동안 공급이 중단됐다가 최근 2, 3년간 공급이 넘쳐 수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시장 가격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것이 주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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