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생각이 완전 딴판이다. 두 사람의 시각차는 선거 민심을 보는 데서부터 갈리고 있다. 김 의장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비상대책위를 맡으면서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반면 노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민심의 흐름으로 풀이했다. 한쪽은 민심을 떠받들겠다는 것이고, 다른 쪽은 민심을 아랑곳 않겠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일각에서 개혁 피로증이라는 말을 하는데 변화는 개혁을 통해 이뤄지며 저항 없는 개혁은 없다"고 했다. 시기적으로 선거 민심 수습을 위해 김 의장이 부동산'세금 문제를 조정하려는 마당이니 거기에 쐐기를 박는 의미 같다. 이날 김 의장을 찾은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도 그러한 정부 정책 기조의 불변 방침을 전했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선거 민심을 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본다는 얘기 아닌가. 그리고 자신의 국정운영은 개혁일 뿐이라는 태도이고. 오만과 독선이 느껴지는 그야말로 교조적 입장이라 할 것이다.
그러한 대통령의 인식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설사 노 정부의 시책들을 개혁이라 할지라도, 다수의 국민이 등 돌리는 개혁으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다고 하지만 현직 대통령은 현재의 평가에 충실해야 마땅한 것이다. 역사 평가 운운은 지난날 불행한 권력자들이 즐겨 사용하던 말이 아닌가.
김 의장도 자신이 들고 나온 중도실용노선이 청와대와 당내 반대파에 막히니 '우향우가 아니다' '비상 깜빡이 켜고 직진 중' 따위의 해명에 급급하고 있다. 그런 태도에서 국민이 변화의 진정성을 느끼겠는가. 전략적 일시적 변신이란 소리만 나올 뿐이다. 김 의장은 국민이 믿지 않으면 설 수 없다고 스스로 다짐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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