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개혁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따라서 5·31 지방선거 참패 후 실용주의 노선으로 돌아선 열린우리당과의 당·청 갈등이 확산될 조짐이다.
◆국무회의 발언=노 대통령은 13일 국무회의를 통해 최근 거론되는 개혁 피로증을 거론한 뒤 "변화없는 사회는 침체되고 낙오된다. 변화는 개혁을 통해 이뤄진다."며 "그러나 저항 없는 개혁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개혁은 자기혁신으로부터 시작된다."며 "부동산·교육 개혁과 관련해 교조적 논리로 정부 정책을 흔드는 게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보완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상황 인식으로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저항있는 정책에 대해 공무원들이 하나하나 설득하면서 정부가 먼저 혁신하고 열린 자세로 과거의 불신요소를 제거해 나가다 보면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가 지배하는 정치와 시장을 만드는 게 개혁의 진정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고위 공무원단 제도에 대해 "공무원 조직의 활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제도이다. 공무원도 평가에 의해 도태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데 의미가 있다."며 "이제 공직사회도 민간영역과 경쟁해야 하고, 성과를 내지 않으면 민영화의 위협을 받을 것이다. 성과를 내지 않는 1급과 국장은 가차없이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대학 총장 간담회 발언=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이어 전국 주요 대학 총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대학 입시에서 완전한 자율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은 공교육의 중요성 때문"이라며 "학교 간 편차가 다소 있고 내신의 신뢰도가 떨어져도 공교육을 포기하거나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 권영건(權寧建) 안동대 총장과 정운찬(鄭雲燦) 서울대 총장 등 전국 27개 국·사립 대학의 총장들과 김진표(金振杓) 교육부총리, 설동근(薛東根) 교육혁신위원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대학입시 때 학교밖의 다른 것으로 평가를 하면 공교육이 정상화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육에 대한 개혁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레임덕 없다?=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여당의 5·31 지방선거 패배 후 달라진 정치환경 속에서 공직사회를 향해 던진 메시지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공직자부터 '저항 없는 개혁은 없다'는 소신을 갖고 미래과제 해결을 위해 매진해줄 것을 촉구했다는 것이다.
집권 후반기를 맞아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일각에서 '개혁 피로증' 논의가 거론되면서 이완될 여지가 큰 공직 기강을 다잡고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을 불식시키겠다는 뜻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무원단 제도 도입을 거론하며 성과에 따른 경쟁과 평가를 강조하면서 경고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선 노 대통령의 이번 언급이 외견상 공직자의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주문한 것이지만 부동산 세제로 상징되는 참여정부 개혁정책에 대한 재검토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여당 내 복잡한 기류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다만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개혁의 장애가 되는 것이 교조주의, 기성관념에 빠져있는 태도, 새로운 사고방식을 거부하는 것이라는 개혁에 대한 일반론적 언급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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