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왔다!"…아드보호 오늘 토고와 한판 승부

입력 2006-06-13 08:38:59

'누가 진짜 웃을 수 있을까.' 결전을 앞둔 13일 오전,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 경기장 적응훈련에 나선 한국 축구 대표팀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태극전사들에게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마지막 담금질에 몰두했다. 스리톱의 오른쪽에 포진할 이천수 등 태극전사들도 평가전에서의 부진으로 침울했던 모습에서 탈피,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힘차게 밟았다.

한국에 앞서 경기장 적응훈련을 한 토고 선수들의 표정도 예상과는 달리 어둡지 않았다. 팀이 온통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지만 가벼운 몸놀림은 아프리카 팀 특유의 유연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과 토고는 13일 오후 10시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에서 독일월드컵축구대회 G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다득점을 노려라=첫 상대로 토고를 만난 것은 과연 약일까 독일까. 한국은 역대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유럽(헝가리, 벨기에, 스페인, 폴란드) 4경기, 남미(아르헨티나) 1경기, 북중미(멕시코) 1경기 등 6경기(1승5패·7골19실)를 치렀다.

이중 첫 경기에서 승리를 일군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 폴란드전(2대 0 승)이 유일하다. 더불어 첫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것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멕시코전(1대 3 패)과 2002년 폴란드전을 합쳐 단 두 차례다.

역대 7번째 월드컵 참가에서 한국은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한국 29위, 토고 61위)에서 뒤지는 팀을 만난다. 이에 따라 역대 월드컵 첫 원정경기 승리뿐 아니라 월드컵 2회 연속 본선 첫 경기 승리의 위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남은 것은 최대한 많은 골을 넣는 것. 한국은 지난 1994년 미국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 첫 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과연 토고를 상대로 역대 본선 첫 경기 최다골뿐 아니라 한 경기 최다골(2골) 기록까지 뛰어넘을지도 관심거리다.

◆ '세트플레이의 비밀'= 토고전을 '승리카드'로 이끌어낼 세트플레이의 완성판은 어떤 것일까.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동안 프리킥 상황에서 이천수(울산)와 김진규(이와타)를 프리킥 지점의 거리에 따라 나눠차게 했다. 코너킥은 이천수를 비롯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김두현(성남) 등 주로 플레이메이커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4차례 평가전을 통해 프리킥 상황이나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골은 하나도 없었다. 이 때문에 토고전에서는 기존의 프리키커들 뿐 아니라 정확한킥력이 정확한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에게 기회를 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공격시에 측면에서 고전적인 고공 크로스보다 2선에 포진한 '아군'을 향해 낮고 빠른 땅볼 패스로 중거리포를 노리는 방법도 복안이 될 전망이다.

◆주장 이운재의 경험을 믿는다=2002년 한·일월드컵 4강신화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수문장 이운재(수원)는 '몸무게 논쟁'에 휘말리며 마음 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3차례 월드컵 출전을 맞는 노련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플레이는 태극전사들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운재는 토고전을 앞두고 총 97번의 A매치에 출전했다. 여전히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이자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이운재는 토고전을 통해 A매치 98번째 출전을 기록하게 된다. 프랑스와 스위스전까지 합치면 독일월드컵 조별리그를 통해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에 등극하게 된다. 이운재의 역대 실점은 86골. 대표팀의 최후방에서 뛰어난 '콜 플레이'와 더불어 경기당 0.86골의 뛰어난 방어력을 선보인 이운재의 활약에 대한 축구팬들의 기대는크기만 하다.

프랑크푸르트(독일)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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