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우수학생 선발에 심혈" 윤영동 풍산고 교장

입력 2006-06-13 07:44:13

"아무리 국수틀이 좋아도 밀가루 질이 낮으면 맛있는 국수를 뽑기 어려운 것 아니겠습니까."

윤영동 풍산고 교장은 학교를 '국수틀'에, 학생을 '밀가루'에 빗댔다. 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부 잘하는 학생을 우선 유치하는 것이 시골 학교의 성패의 관건이라는 절묘한 비유다.

윤 교장은 지난 해 취임한 후 학교 홍보와 학생 생활지도에 몸과 마음을 쏟았다. 경북도내 중학교 80여 곳에 모집 요강과 학교 소개를 담은 편지를 보냈고 학부모 대상으로 두 차례 입시 설명회도 열었다.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위해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는 밤 11시 30분까지 매일 학교를 지켰다. 멀리서 믿고 자녀를 보내 준 학부모들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해서다.

윤 교장은 "시골학교에 대한 낭만적인 편견을 버려야 한다."며 "시골 학부모들도 도시민 못지않게 사교육에 관심이 많고 좋은 대학에 자녀를 입학시키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일갈했다. 따라서 이를 만족시키면 학생들은 저절로 오게 돼 있다는 것. 기숙사 중심의 철저한 학업 관리, 수준별 보충교육 등을 통해 시골학교의 약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 학교에 비교 우위를 가질 수도 있다고 확신했다.

그렇다고 성적 올리기에만 급급하는 것은 금물. 풍산고의 경우 학생들의 체력 증진과 취미 활동을 위해 주 3일 특기적성 교실을 열었다. 지난 7일 오후 찾아간 풍산고는 대학 캠퍼스를 연상시킬 정도로 밝고 자유분방함이 넘쳤다.

그는 풍산고가 이제 전국 명문고 도약의 첫 걸음을 뗀 수준이라고 했다. "지난 달 말에 연세대.고려대 입학처장님이 차례로 내려와 입시 설명회를 했어요. 우리 학교의 가능성을 확인해 준 게 아닐까요."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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