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영역 이렇게 공략하라

입력 2006-06-13 07:53:18

지난 1일 실시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모의평가에서 언어영역이 2006학년도 수능시험보다 훨씬 어렵게 출제되자 많은 학생들이 혼란에 빠졌다. 지난 2년간 언어영역은 전체 집단의 평균점이 원점수(100점 만점 기준)로 2005학년도 69점, 2006학년도는 76점 정도로 아주 쉽게 출제돼 변별력에 문제가 제기될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전체 집단의 평균이 60점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돼 많은 수험생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1월 수능에서도 문제가 어려우면 언어가 입시의 당락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영역은 과목 특성상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고민은 더욱 크다. 교육과정평가원과 입시전문가들이 말하는 효과적인 언어영역 학습법에 대해 알아본다.

▨ 전반적인 유의사항

많은 수험생들이 언어영역은 문제집을 아무리 풀어도 별로 효과가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는 문제집에서 제시하는 학습방법이 주로 분석적 기교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언어영역에서 고득점을 하기 위해서는 분석적 풀이 요령도 중요하지만 전체 글에 대한 직관적 이해력과 종합적 판단력이 함께 작용하는 독해력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어떤 생소한 지문이 주어지더라도 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독해의 원리와 요령을 익히는 것이다. 평소 공부를 할 때 언어영역 전반의 광범위한 내용들을 암기하려 하지 말고 주어진 글을 해석하고 감상하는 기본적인 방법을 다시 정리·확인하면서 실전문제 풀이를 통해 언어 감각의 배양과 시간 안배 훈련 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의 출제 경향을 검토하며 지난 달 평가원이 발표한 '수능대비학습방법안내'에서 제시한 아래의 학습방법을 다시 한 번 음미해 보면 구체적인 학습 방향을 알 수가 있다.

▶ 어휘·어법

어휘·어법에서는 어휘의 지시적·문맥적·비유적 의미, 기초적인 한자, 속담이나 고사성어 등 어휘 관련 내용 및 어문 규범과 문장·문단 쓰기, 문맥과 문체 표현 등 어법 관련 내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지 측정한다. 따라서 기초적인 어휘의 의미를 정확하게 습득하고 문장과 문단을 정확하게 구사하면서 글 전체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야만 한다.

△듣기=듣기에서는 음성 언어 자료를 바탕으로 듣기 능력을 측정한다. 음성 언어 자료는 일회성이 있으므로 집중하여 들어야 하며 담화 상황에 대한 판단력이 중요하다. 듣기 영역의 학습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음성 언어 자료를 듣고 내용을 사실적, 추론적, 비판적, 창의적으로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쓰기=쓰기에서는 내용의 생성과 조직, 표현, 고쳐 쓰기 등 글쓰기의 과정과 기본 원리를 이해하여야 한다. 정보 전달, 설득, 친교, 정서 표현 등 다양한 목적의 글쓰기에 맞게 내용을 생성·조직·표현하며, 교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문학=문학에서는 고전시가, 고전산문, 현대시, 현대소설, 수필, 희곡이나 시나리오 등이 지문으로 제시된다. 그러므로 평상시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감상을 해야 하며 교과서 외의 작품들도 폭넓게 읽어 두어야 한다.

·주제 의식, 서술 방식 등에 주의하며 다양한 문학 작품을 두루 읽기

·인물의 성격과 심리, 사건의 진행 과정, 갈등의 본질, 작가의 태도 등을 입체적으로 파악하며 읽기

·사건과 배경, 작품에 반영된 사회·문화적 맥락 등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며 읽기

·작품과 작품 비평, 고전문학 작품과 현대문학 작품 등을 서로 관련지어 감상하고 문학사를 이해하기

·작품에 나타난 언어의 함축적 의미와 화자의 심정 등을 추측하기

·작품 속의 상황을 실제 상황과 연계하여 파악하기

·문학 작품이 주는 효용성을 생각하며 감상하기 등

△비문학=비문학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글을 접하여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배경 지식을 넓히고, 어휘력을 신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주어진 시간 내에 많은 양의 지문을 읽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교과서와 교과서 외의 글을 폭넓게 읽고 다양한 대상과 개념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 읽기에서는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예술, 생활, 언어 등의 분야에 대한 지문이 제시된다.

·글에 제시된 정보를 정리하며 읽는 습관 갖기

·평소 글을 읽을 때 글의 내용을 사실적으로 파악하며 꼼꼼하게 읽는 습관 갖기

·폭넓고 다양한 독서를 통하여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예술, 생활, 언어 등의 분야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이나 대상을 이해하기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글의 내용을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상황과 연계하여 이해하기

·글의 내용, 내용의 전개 방식, 표현의 적절성에 대하여 비판하며 읽기

·글을 읽을 때 모르는 어휘는 사전을 찾아보거나 문맥을 통하여 의미를 파악하기

·글의 내용과 관련하여 백과사전, 책, 인터넷 등을 활용하여 개념과 기능 파악하기 등

▨ 결점 보완 이렇게

▶늘 시간이 모자라는 경우=가능하면 80분 안에(실제 시험 시간은 90분) 다 풀도록 노력한다. 천천히 읽는다고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므로 지엽적인 것에 집착하지 말고 전체 대의와 주제 파악에 중점을 두고 적정 속도로 지문을 읽어내려 간다. 시간이 부족한 학생의 경우 긴 지문이 나오면 문제부터 먼저 읽어보고 지문을 읽으면 다소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고쳐서 틀리는 경우=많은 학생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이 처음에 맞는 답을 골랐다가 검토 과정에 고쳐서 틀리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처음 답이 맞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처음 풀이할 때는 자신의 언어 감각과 직관력이 종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중에 검토할 때는 분석적 방법으로 읽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질문 사항 외의 요소가 개입되거나 지엽적인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 다른 결론을 내리기가 쉽다. 따라서 정보나 구체적인 지식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고 대의나 주제, 어조나 분위기, 정서와 태도 등을 묻는 문항의 경우 처음 인상을 중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전모의고사 문제를 풀어본 후 고쳐서 틀린 문항을 살펴보며, 고치게 된 그 심리적 갈등 과정을 통계적으로 냉철히 분석해보고 다음 문제풀이에 참고하는 훈련을 한다. 무엇보다도 자신감과 자신의 판단력을 신뢰하는 마음가짐이 실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예단과 비약에 유의=자신이 안다고 생각한 평범한 문제를 자주 틀리는 학생은 문제 풀이를 할 때 주어진 글 안에서 문제가 요구하고 있는 핵심사항을 찾아내고 유추하기보다는,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지문 외적인 정보들에 엉뚱하게 끌리는 경우가 많다. 문제 풀이를 할 때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나 상식보다는 철저하게 주어진 글을 바탕으로 답을 찾는 훈련을 해야 한다. 예단과 비약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지문과 문항을 끝까지 진지하게 정확하게 읽어보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시험 시작 전 심리적 안정=1교시 시작 전에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극도로 긴장하게 되고 심지어 엄청난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극도로 흥분되고 긴장된 상태에서는 글을 읽어도 대의 파악이 잘 되지 않고 읽는 속도로 느려지고 정확한 판단도 할 수 없다. 시험 시작 전에 남보다 자신을 좀 더 진정시킬 수 있는 사람이 대체로 성적이 좋다. 앞으로 모의고사를 칠 때마다 1교시 시작 전에 차분하게 자신을 가라앉히며 결의를 다지는 훈련을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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