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7·11 전당대회'에 강재섭 전 원내대표 출마가 확정적이 되면서 당내 경쟁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당초 이번 전당대회는 '친박(親朴)'과 '반박(反朴)' 간의 대결구도로 짜여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대세론의 이재오 원내대표에 '친박'그룹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관심이 쏠렸었다. 그러나 강 전 원내대표가 대권 꿈을 접고 당권 도전으로 선회하면서 당내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는 것.
강 전 원내대표는 오는 20일쯤 기자회견을 갖고 당권 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에 앞서 각 지역별, 계파별 의원들과 물밑 접촉을 통해 당권 도전을 위한 사전 조율을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원내대표가 이처럼 당권 도전을 공식화하고 나서면서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물론 그와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에 놓인 의원들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강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영남과 민정계라는 공통점 때문에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어 깊은 고민에 빠졌다. 박 전 부의장은 이미 1년여가 넘도록 당권 도전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강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타격이 이만저만 아니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대전의 강창희 전 의원도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 강 전 원내대표는 이번 주중으로 박 전 부의장, 강 전 의원 등을 만나 거취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기로 했다.
대구·경북 의원들의 출마 포기도 잇따르고 있다. 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밝혔던 이해봉(대구 달서을) 의원은 12일 "대구·경북 지역 표가 분산돼서는 안된다."며 양보의사를 밝혔다. 이상배(상주) 의원도 "대구·경북 후보들이합의해 한 명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며 출마 포기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에서 뽑는 대표 최고위원을 포함한 5명의 최고위원 자리 중 강재섭, 이재오 등 양 강을 이루는 두 전·현 원내대표와 여성 최고위원이 세 석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최고위원 두 석을 놓고 나머지 후보들이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소장·중도파 의원들의 연대모임인 '미래모임'이 독자후보를 내기로 했기 때문에 자칫 나머지 후보들은 단 한 석의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몰릴 수도 있다.
따라서 여타 후보들이 출마를 포기할 경우 당권 경쟁의 초반 구도는 강재섭-이재오 양강구도에 이규택 의원, 맹형규 전 의원 등과 '미래모임'의 독자후보 간 대결구도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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