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불가 시대' 투자 대안 실물펀드 '각광'

입력 2006-06-12 07:47:57

"주식시장은 폭락하고, 아파트는 거품이 잔뜩 끼였다고 하고, 땅 투자는 규제 때문에 할 수 없고···."

투자시장이 '3 못하고'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실물펀드(實物·Commodity)가 주목을 받고 있다. 실물펀드는 원유, 금, 은, 구리, 커피, 설탕과 같은 원자재나 부동산, 선박 등에 투자하는 펀드. 최근 원화 강세로 해외펀드의 수익률이 떨지고 있으나, 실물펀드 신규 상품의 출시와 판매는 꾸준하다.

특히 실물펀드는 국내외 주식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들과 낮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어 분산투자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왜, 실물펀드에 주목하나?=글로벌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원자재 수급불균형, 유동성 랠리 등 실물자산 가격에 대한 지속적인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는 전망이 실물펀드에 눈을 돌리게 하는 핵심요인이다. 원자재 탐사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 5년 간 대규모 유전이나 광산이 발견된 적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메릴린치는 최근 "외환 보유고를 활용할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실물투자 의향을 보인 중국 중앙은행의 행보를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해 관심을 끌었다. 중국 중앙은행이 금 보유고를 1%만 증가시키면 1천600만 온스의 금을 매수하게 되고, 이는 세계 연간 금 생산량의 20%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대구지점 강대원 팀장은 "실물가격은 인플레이션과 비례해 움직이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물펀드 투자는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재간접펀드를 통한 실물자산 부각=실물펀드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는 2004년에는 부동산과 선박, 항공기, 해외부동산 직접투자 등이 각광을 받았다. 최근에는 달러 약세로 인해 금 연계펀드가 인기상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카자흐스탄 유전광구 개발에 투자하는 펀드와 영화펀드, 뮤지컬 펀드도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현재는 여러가지 실물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 즉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 형태의 재간접 실물펀드가 유행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정한 한 가지 실물펀드에만 투자하면 해당 가격의 변동으로 리스크에 크게 노출될 수 있지만 여러 펀드에 투자하면 그만큼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은 원유, 금, 구리에다 커피, 옥수수, 설탕 등 19개 실물자산으로 구성된 로이터·제프리 CRB(Commodity Research Bureau) 지수를 벤치마킹한 인덱스펀드 '우리Commodity 인덱스플러스 파생1호'와 '도이치 글로벌 커머디티 주식재간접 1호'를 판매하고 있다. '도이치 글로벌 커머디티 주식재간접1호'는 에너지, 금 등 천연자원 관련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 16일부터 판매할 예정인 CJ투자증권의 'CJ 커머디티 플러스 재간접펀드'는 금속 관련 펀드와 에너지 관련 펀드, 농산물 관련 펀드 등에 투자한다.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단지 수익률을 높이는 수단으로 실물펀드에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하루에도 몇 %씩 오르내리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은 상상외로 크다는 것이다. 또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 실물펀드는 미국 달러화를 기초로 투자하는 탓에 원화 환율이 하락할 경우 수익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CJ투자증권 이승수 대구지점장은 "일반적으로 불황기에는 실물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고 있는 펀드 오브 펀드 형태의 실물펀드는 펀드 내에서 환헤지를 할 뿐만 아니라 분산투자로 안정성을 높인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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