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암 예방 시대'

입력 2006-06-10 09: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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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이루는 기본 단위는 세포다. 세포가 모이면 조직이 되고, 조직이 모여 기관이 된다. 기관이 모이면 계가 되고, 계가 모여 인간을 이룬다. 이 과정에서의 상호 효과적 작용은 세포와 세포 간의 적절한 통제체계가 작동하기 때문이라 한다. 세포의 크기가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거나 그 숫자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건 바로 이 같은 통제체계에 의한 결과이며, 서로 협력·보완·통합의 기능을 발휘해 개체가 생존하게 된다.

○…죽음과 공포의 질병인 '암'은 불필요한 세포 분열을 억제시키는 조절 기능이 고장 나서 생긴다고 한다. 생체 안에서 스스로의 통제조절 기능에서 벗어나 막무가내로 움직이는 게 암세포이며, 형질 전환된 1개의 암세포가 10회 분열할 때마다 1천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의사가 임상적으로 처음 암을 발견했을 때는 그 직경이 1cm나 돼 그 이전에 최소한 30회 이상의 세포 분열을 했다는 것이다.

○…암을 예방주사로 막는 '암 백신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어제 미국 제약회사 머크가 개발한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가다실(Gardasil)'의 안정성과 효능을 인정, 판매를 승인했다고 한다. 암을 막기 위한 백신이 개발돼 시판 허가를 받게 된 건 세계 최초다.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앞으로 다른 종류의 암과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등 난치병 예방에 기대감을 키워준다.

○…'가다실'은 자궁경부암 발병 원인의 70%를 차지하는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의 두 가지 변종의 감염을 막아준다. 또한 다른 두 변종에도 예방률이 99%에 이르는 것으로 임상시험 결과 확인됐다고도 한다. 지금까지 통용된 B형 간염 백신 접종은 간암 발병률을 낮추는 정도였으므로 암을 바로 겨냥한 백신 등장은 엄청난 진전이 아닐 수 없다.

○…머크는 내년부터 '가다실'을 백신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며, 우리나라에선 2008년 시판 목표로 승인 신청을 내기 위해 임상시험 중인 모양이다. 미국의 다른 제약회사 GCK도 자궁암 백신 '서바릭스(Cervarix)'를 개발, 승인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암들은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가로놓여 있는 셈이다. 암과 그로 인한 죽음 공포로부터의 자유의 날은 과연 언제쯤 오려는지….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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