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용품에도 '디지털 바람' 거세다

입력 2006-06-10 07:29:13

최근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유아용품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전체 시장은 축소되고 있지만 고가 및 기능성 상품 매출은 꾸준히 늘면서 소비 이중화 현상을 보이는 것. 특히 최근엔 체온계, 유축기, 소독기 등이 첨단 기능을 갖춘 디지털 제품으로 바뀌면서 점차 고가화하는 가운데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체온계=귀의 고막이 신체 내부의 온도변화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반영하는 점을 이용한 귀 체온계가 인기다. 전자동 원터치 방식으로 짧은 시간에 온도를 잴 수 있다. 가격대는 3만~8만 원까지 다양하지만 브라운 제품이 특히 인기가 높다. 그린바드는 1초 만에 정확한 체온을 잴 수 있고, 별도 필터가 필요없는 적외선 귀 체온계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귀 속에 체온계를 넣었을 때 아기들이 가지는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이마에 가볍게 문지르면서 체온을 잴 수 있는 '이마형 체온계'도 나왔다. 귀에 넣어 측정하는 체온계보다 훨씬 간편하고 정확하다. 방수형 프로브 팁을 사용해 청소도 쉽고, 자동 전원꺼짐 기능으로 배터리 수명도 길다. 메모리 기능과 LCD 창을 통해 섭씨 및 화씨 온도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자동건조기=예전엔 젖병을 삶아서 소독했지만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젖병, 젖꼭지 등 수유용품의 소독 및 멸균, 건조기능을 첨가한 제품이 인기다. 가격대는 6만~17만 원. 가격 차이와 구매 포인트는 건조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소독 및 건조 기능제품이 비교적 고가다. 건조 기능을 갖출 경우, 증기 소독후 남은 습기를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어 편리하고 위생적이다. 밍크뮤에서 선보인 '자동건조 젖병소독기'는 첨단 인공지능 센서가 부착돼 사용자 선택에 따라 살균·소독 및 건조가 동시에 이뤄지며 타이머 기능으로 시간조절도 가능하다. 자동전원 차단장치가 부착돼 사용 중 몸체가 넘어져도 안전하다.

◆전자동 유축기=최근 출시되는 전자동 유축기는 모유 유축 기능뿐만 아니라 마사지 기능도 있다. 수동에 비해 전자동은 원터치, 절전기능, 편안한 자세 설정 등 다양한 부가기능이 있다. 가격대는 8만~16만 원대. 반자동과 전자동에 따라 가격 편차가 나타난다. 전자동의 경우 반자동과 달리 마사지와 자동으로 강약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편리하다. 메델라(Medela) 제품이 인기가 높다. 최근엔 파코라반에서 자동 마사지 유축기를 내놓았다. 흡입본체와 자동펌프가 호스로 연결돼 보다 편안한 자세로 사용할 수 있다. 분만 후 산모의 젖멍울을 풀어주기 위한 마사지 기능이 있고 원터치기능으로 켜고 끄기가 편하며 절전모드로 설계돼 경제적이다. 또 흡입구가 실리콘 패드로 처리돼 촉감이 좋고, 차량용 시거잭에 꽂아 쓸 수 있는 여행용 제품도 선보였다.

◆베이비 모니터=영·유아 안전사고의 약 70%는 가정 내에서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질식사고, 추락사고, 삼킴사고 등은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는 아기에게 순식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잠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로이츠나인이 출시한 베이비 모니터 '맘씨'(MomSee)는 무선 카메라를 통해 아기 상태를 휴대형 무선 모니터로 볼 수 있는 신개념 제품이다. 기존 제품은 아기의 음성 또는 울음소리만 들을 수 있었던데 비해 이번 제품은 컬러 LCD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영상으로 아기를 보살필 수 있다. 울음 소리를 알람으로 알려주는 기능과 내장된 적외선센서로 밤에도 사용할 수 있다. 또 TV로 출력이 가능하며, 배터리와 AC어댑터 겸용이다. 로이츠나인 서종원 팀장은 "이미 해외에서는 필수 출산 아이템으로 검증된 제품"이라며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타 제품=필립스의 '매직 씨어터 룸 프로젝터'는 아기들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나이에 맞춰 이미지, 심장박동 소리, 자장가, 물 흐르는 소리를 들려준다. 웅진은 유아용 공기 청정기 '케어스'를 내놓았다. 유해한 화학물질이나 미생물, 미세먼지 등을 정화시켜 주는 유아 전용필터를 채택했고, 사고 방지를 위해 외곽 디자인도 곡선으로 처리했다.

가습기의 경우 유아모드 기능이 별도로 추가돼 유아에 맞는 살균과 가습 기능으로 적정 습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이 등장했고, 세탁용량 3㎏급 유아전용 세탁기도 나왔다. 세균을 100% 완벽 제거할 수 있으며, 5가지 세탁코스 중 아기옷 삶음기능이 있어 각종 이물질과 세균으로부터 유아를 보호하는 제품이다. 또 그린바드는 언제나 따뜻한 우유, 이유식을 먹일 수 있도록 4~7분 만에 물을 20℃도 데울 수 있는 '보틀 워머'를 출시했다.

유아를 위한 지능 개발용 디지털 게임기도 등장했다. 노트북 모양으로 한글, 영어, 숫자 등을 입력하고 노래방 기능이 포함된 '콩순이 컴퓨터', 휴대폰에 포함된 알람, 다이어리, 메시지 받기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디카 엔젤폰' 게임기도 선보이고 있다.

동아백화점 쇼핑점 이종찬 가전영업팀장은 "최근 출시되는 디지털 유아용품의 경우 기능이 다양한 만큼 다소 비싸지만 가정마다 자녀가 한두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며 "아직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경우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아 인터넷 쇼핑몰 등에 비해 디지털 제품이 다양하지 못하지만 점차 늘려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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