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남편 잃은 뒤 유일한 핏줄
"15년 전 남편을 간경화로 저 세상으로 보내고 남은 단 하나의 핏줄이었습니다. 우리 아들은 제가 사는 이유고, 희망이고, 저의 전부였는데…."
8일 낮 대구 성서경찰서. 군대간 아들 이모(19·경기도내 모 육군부대 복무 중) 일병이 대구 우방타워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달려온 어머니 장모(44·여) 씨는 한 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 해 9월 기술병으로 육군에 자원 입대, 모 사단에서 군복무를 했던 이 일병은 지난 달 30일 정기휴가를 나온 뒤 부대복귀를 하루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이 일병이 군생활 등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아빠가 떠난 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어려운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도 싫은 내색 한 번 않던 애였어요. 엄마를 이해할 줄 아는 애였습니다."
장씨는 남편을 저 세상으로 보낸 뒤 언니와 함께 분식집을 해오다 경기가 나빠지자 3년 전부터는 미싱공장으로 직장을 옮겨 생계를 이어왔다. 고된 미싱공장 생활. 그러나 장 씨는 든든한 아들이 있어 힘든 줄 몰랐다고 했다. 아니, 아들만 생각하면 힘이 불끈 솟았다고 했다.
이 일병도 대구의 한 전문대학 전기과를 1년 다녔으며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어머니의 짐을 덜어주려 애썼다. 군 생활 중에도 "걱정하지 마라."며 오히려 엄마를 다독여줬던 착한 아들이었다.
"엄마를 사랑했고, 교회에 열심히 다니며 바르게 살아가는 착한 아이였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이 무슨 이유로 죽음에 이르게 됐는지...." 장 씨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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