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살길 '환골탈태' 뿐이다

입력 2006-06-08 11:35:27

5'31 지방선거 참패로 공황 상태에 빠져 있는 열린우리당이 한 주일이 넘도록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지도부 사퇴에 따라 당은 비상대책위로 꾸려가기로 했다지만, 여전히 향후 진로를 둘러싼 '개혁'과 '실용'의 노선 갈등으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창당 이후 줄곧 보여온 혼란한 모습에서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 이런 모습에서 민심의 현주소를 확인했다는 선거 후 진단은 공허할 뿐이다. 창당 2년 5개월에 의장이 8번이나 바뀌고, 비대위가 벌써 네 번째인 이유를 알 것 같다.

어제 의원총회에서 선거 민심을 제대로 읽자는 소리가 없었던 건 아닌 모양이다. 여당 내 경제통인 정덕구 의원은 "정부'여당은 의'식'주'교육'고용 같은 기본적 민생 정책에는 실패하면서, 국민이 관심 없는 이상주의 정책들을 실험했다"고 지적했다. 집권 후 국민과 따로 논 게 선거 패인이라는 쓴소리다. 다른 몇몇 의원도 선거 민심 수용이 급선무라고 했지만, 당부터 먼저 수습하자는 다수 의견에 파묻혔다고 한다.

열린우리당 입장에서는 다음 정치 일정 계산에 빠져 당 체제 정비가 화급한 일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민은 다르게 보고 있다. 비록 지방선거에서 호된 매질을 하기는 했어도 집권당으로서 현재의 책임과 역할을 저버리지 말라고 주문하고 있다. 먹고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을 귀담아들으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선거 민심을 뒤집어 보면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표적 사이트 '데일리 서프라이즈' 대표가 등을 돌렸다고 한다. 현 정부의 경제 파탄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게 결별 이유란다. 이 정권의 대표적 지지자조차 이렇게 떠나고 있는 판이다. 열린우리당은 14.7%까지 추락한 지지도를 당 얼굴 교체로 만회하리라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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