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吉林)성 성도 창춘(長春)에서 의문의 유골 수백구가 무더기로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지 언론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창춘시 외곽의 한 도로 보수공사 현장에서 발굴된 유골은 현재까지 500여구에 달한다. 유골들은 1.5m 깊이의 땅 속에 50m 길이로 조밀하게 한 층을 이루며 매장돼있었다. 유골 주변에 썩은 나무조각들이 섞여 있어 매장 당시 시신의 밑부분에는 평평한 나무를 깔아 놓았던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장을 살펴본 결과 유골의 산화 정도로 미루어 매장된 지 70년 가량 경과했고 치골(恥骨)의 크기로 보아 모두 남자일 것으로 추정했다. 지린성 박물관 류샤오후이(劉曉暉) 연구원은 "유골이 조밀하게 배열돼 있고 관이나 옷가지가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시신을 나체 상태에서 집단 매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일제 점령 당시 양민 학살이 자행됐던 점을 들어 일제가 강제 징용한중국인 노동자들을 집단 살해해 파묻은 '만인갱(萬人坑)'의 한 곳일 것으로 추측했으나 류 연구원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랴오위안(遼源)과 바이산(白山) 등지에서 발견된 만인갱은 유골이 겹겹이쌓여 있었고 길이가 1천m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컸다면서 이번에 발견된 것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제가 1935년 유골 발견 현장 부근에 군용 비행장을 건설하며 동원했다가 비밀 유지를 위해 집단 살해한 중국인 노동자이거나 1948년 국공내전 당시창춘에서 포위공격을 받고 전사한 국민당 사병들의 시신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국공내전이 끝난 뒤 전쟁이나 질병 등으로 숨진 사람들의 시신을 한데 모아 매장했을 수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았다.
성시만보(城市晩報)는 주변 일대에서 대대적인 발굴작업을 벌인다면 더 많은 유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시 당국의 협조를 촉구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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