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교복 디자인 지원센터 설립을 제안한다

입력 2006-06-06 07:16:28

등굣길 감색 교복을 입은 비슷비슷한 학생들을 만난다. 과거 검은색, 회색, 흰색 일색인 교복보다 다양해진 색깔과 디자인으로 탈바꿈한 교복이다. 그래도 아직 우리 학생들의 젊음과 희망을 담아내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우리 대구의 이미지 브랜드가 Colourful Daegu 아닌가.

그래서 5·31 지방 선거 당선자들에게 제안한다. 경제적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색상, 세련된 디자인으로 우리 학생들의 젊음과 희망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해 보자. 이를 위해 교복 디자인 지원 센터를 설립하면 어떨까?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교복은 신분을 드러내고, 소속감과 유대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학생들에게 의도적으로 입게 하는 옷이다. 따라서 스타일, 옷감, 색채를 통일하고 선을 넣는 등 학교의 특징이 드러나도록 한다.

세계적으로는 영국의 이튼 칼리지에서 교복을 처음 입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배재학당에서부터 교복을 입었다고 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짙은 감색 계통의 교복을 본격적으로 입게 된 것은 1969년 중학교 평준화 도입기로 보고 있다.

1983년 교복 자율화 조치로 많은 학교들이 교복 착용을 폐지했지만, 그 후 학생 생활 지도, 빈부 격차 표출 등의 문제가 대두되어 다시 교복을 입게 되었다. 다시 교복을 입게 되면서 디자인과 색상이 조금 열리고 밝아졌다.

사실 교복이 갖추어야 할 요소는 많다. 우선 학교의 상징성과 교풍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심미성이 있어야 한다. 성장기 학생들의 신체적 특성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활동량이 많은 시기에 맞는 기능성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경제성이 있어야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교복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교복을 새로운 모습으로 바꿀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어린 시절부터 색채나 디자인 감각을 길러주어야 할 감성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생마다의 개성과 젊음을 드러내도록 해 줄 인권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또, 대구가 야심차게 기치를 내 건 Colourful Daegu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등굣길, 개성 넘치는 교복을 입은 밝고 건강한 학생들을 만나길 기대해 본다.

박정곤(대구시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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