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중계 전초전서 MBC 기선 제압

입력 2006-06-05 13:32:14

월드컵 한국 대표팀이 가나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4일, 이를 동시 중계한 지상파TV 3사도 2006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최종 평가전을 치렀다.

이날 KBS는 이용수 해설위원과 전인석 캐스터, MBC는 차범근 해설위원과 김성주 캐스터, SBS는 신문선-황선홍 해설위원과 한종희 캐스터가 마이크를 잡았다. 대부분 사실상 독일 월드컵 해설진 '1진'들이 총동원돼 실전과 다름없는 열띤 중계전을 펼친 셈이다.

그 결과 MBC의 차범근 해설위원-김성주 캐스터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TNS미디어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MBC는 26.3%의 시청률을 기록해 KBS2(15.5%)와 SBS(15.2%)를 가볍게 제쳤다.

이 결과는 '차범근 효과'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돼 눈길을 끈다. 차범근 위원이 투입되기 전인 3월1일 앙골라전 동시 중계에서는 KBS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당시 TNS미디어코리아 조사에서는 KBS2가 19.9%로 가장 높게 나타난 가운데 SBS(16.0%)와 MBC(15.5%)가 2, 3위에 그쳤다. MBC가 차범근 해설위원의 영입으로 단번에 전세를 역전시킨 것.

한편 이날 경기에 앞서 MBC는 오후 9시40분부터 응원쇼 '감동 대한민국'을 방송했으며 SBS도 특집프로그램 '신화는 계속된다'를 내보냈다. KBS2는 '개그콘서트'를 월드컵 특집으로 확대 편성했다. 특집 프로그램과 경기 시청률을 비교하면 차범근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경기 직전 방송된 이 프로그램들의 비교에서는 MBC가 9.4%로 가장 낮았다. SBS는 11.2%를 기록했으며 KBS2 '개그콘서트'는 20.8%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경기 시청률과는 상반된 내용이어서 이 역시 눈길을 모은다.

이날 중계에 대해 네티즌들은 "차범근은 전 국가대표 감독답게 예리하면서도 옆집 아저씨처럼 편안하다"고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한편 2002월드컵과 비교할 때 해설진에 황선홍(SBS), 유상철(KBS), 김태영·차두리(MBC) 등이 가세한 것 외에 해설진은 크게 차이가 없다. 다만 해설위원과 콤비를 맞추는 캐스터는 일부 변화가 있다. SBS는 오랫동안 신문선과 콤비를 이룬 송재익 캐스터에서 한종희 캐스터로 변화를 시도했다. MBC는 김성주 아나운서를 메인 캐스터로 기용했다. KBS에서는 서기철 캐스터가 투입될 예정이다.

가나전 시청률 결과가 독일 월드컵 시청률까지 이어진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실전에서는 차분한 목소리보다 신문선 등의 흥분된 해설이 주효할 수도 있기 때문에 판도 변화도 가능하다. 이에 방송3사는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MBC가 가나전의 여세를 몰아 독일 월드컵에서도 앞서 나갈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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