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엘 토로니 "회화란 대단히 단순한 것"

입력 2006-06-05 09:10:06

"회화란 대단히 단순한 어떤 것".

갤러리 신라(053-422-1628)에서 30일까지 열리는 '니엘 토로니'전의 작품은 '대단히 단순'하다. 토로니가 직접 방문해 작업한 작품들은 약 30cm 간격으로 그어놓은 물감의 반복이다. 캔버스 위에든 전시장 벽면이든 한 점 한 점 작가가 직접 남겨놓은 이 색의 흔적들은 주변 환경을 고려해 현장에서 구상한 결과물이다.

14일부터 전시장을 둘러본 토로니는 담배를 피우든 밥을 먹든 이야기를 나누든 '이번 작업은 어떻게 할지'를 고민했다. 그가 이번에 주목한 곳은 벽면과 천정이 만나는 모서리의 공간. 양쪽 벽 끝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내려오며 점들을 찍었다. 이 단순함의 조합은 공간이 주는 시각적 효과로 인해 입체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전시장 입구의 유리면에도 토로니의 페인트점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끈다. 토로니가 이렇게 현장의 상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작업은 무언가를 노동을 통해 만들어간다는 의미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믿음, "회화는 역시 노동의 결과물"이라는 태도 때문이다.

토로니는 붓과 몇 개의 색만으로 승강기나 사다리 등을 타고 오르내리며 직접 작업의 일부가 되는 것을 필수로 여긴다. 이런 작업의 특성으로 인해 토로니의 작품은 1회성이 강하다. 벽면 작품은 전시회가 끝나면 다른 페인트 덧칠로 인해 사라지고 만다. 이번에 전시 중인 작품들도 일부를 제외하곤 곧 추억 속에서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점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I don't care)"는 토로니의 작업이나 작품 성향에서 무소유, 제법무상의 불교적인 색채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점은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것이라고 토로니는 얘기했다. "실제로 불교에 관심이 많고 집에 불상도 있다."는 것이 토로니의 설명.

토로니가 '가장 옳은 거리'라고 생각하며 작업한 작품 10여 점이 회화에 대한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느낌을 전해준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니엘 토로니는= 스위스 태생으로 현재 프랑스에서 거주하면서 작업하고 있다. 전시장 벽면에 직접 작업하고 있으며 1997년 광주 비엔날레에 초대된 바 있다.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27일까지 파리 최고의 화랑인 이봉 람베르(Yvon Lambert)에서 40주년 기념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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