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다. 너거 신랑. 10분 뒤에 우리회사 동료들 몇 사람 델꼬 갈테니 그리 알고 있어라." 전화를 끊은 뒤 궁시렁 거리며 오징어라도 사려고 슈퍼로 향했다.
가는 도중 웅성웅성 거리는데 보니 직장 동료 분들이 까만 비닐 봉지를 무겁게 들고 걸어오고 있었다. 동료 한 분이 우리 먹을거리는 다 사 가지고 가니 그냥 들어가자며 손을 끌었다.
까만 봉지 받아들고 보니 술에 관한 것이 다 들어 있었다. 거실에는 담배연기부터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술상을 차려주고 나도 안방에서 조용히 TV를 봤다.
그런데 갑자기 박수소리와 함께 쿵쾅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나와보니 TV속 붉은 악마와 짝이 되어 '대~한민국'을 외쳐가면서 껑충거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불안한 생각에 아래층 사시는 분한테 양해를 구하기로 마음먹고 신발을 신는데 경비실에서 연락이 왔다. 아래층 아기 놀라서 운다며 조용히 해 달라는 경고였다 .
경고소리에 조용히 TV만 뚫어져라 보더니 아슬아슬 장면만 나오면 또 언성이 높아지고 아래층 생각에 조마조마 가슴 졸이며 보는 나의 감정도 다를 바 없었다.
시간이 흘려버리고 무승부로 매듭짓고 승부차기로 이어지고 말았다.
승부차기에서 황선홍을 시작으로 박지성, 설기현, 안정환의 순으로 성공시켰다.
한국의 최종 주자인 홍명보 선수가 찰 차례.
손님들도 나도 조용히 숨죽이고 기도했다 .제발 제발 ~~~기도 결과일까 ?
홍명보 선수는 우리 손을 들어 줬다.
4강 진출을 확정이란 글귀가 TV화면 가득 채워져 있었고 그 순간 목이 메어 오면서 감격에 눈물. 동료 분들 눈에도 내 눈에도 하염없이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다.
오늘도 그 날만 생각하면 목이 메어 온다.
붉은 물결이 세계를 집중시키던 날 세계가 놀란 대한민국 4강.
아직도 세계인들 마음에 붉은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을 것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도 대한민국에 힘을 보여주는 국민이 됩시다.
대한민국 만세.
이동연(대구시 북구 복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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