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열리는 '김인숙 서양화전'은 김인숙(67) 씨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다. 그렇게 화려한 이력은 아니지만 5년 만에 다시 여는 이번 개인전이 김 씨에게는 여느 때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전시회다.
지난 해 갑작스런 간암 진단과 대수술, 항암치료 등으로 고된 하루 하루를 보내는 가운데 틈틈이 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시간이 나는 대로 틈틈이 선 하나 색 하나라도 더해보려 했는데 나중에는 이마저도 힘들어지더라."며 전시회 준비가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힘든 조건 속에서도 김 씨는 형상을 만든 뒤 덧칠하고, 그것이 채 마르기도 전에 선을 그었다가 덮는 행위를 반복해 여러 겹으로 중첩된 재료가 깊이있는 화면을 연출해냈다. 캔버스 위를 휙하니 지나간 붓의 흔적과 부정형의 점·면 조합은 색채의 대비로 우연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면 분할이 주는 시각적 조형효과 속에서는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김 씨는 이번 전시작의 주제를 '기원(祈願)으로 잡았다. "관람객마다 가슴에 품고 있는 소원에 따라 자유롭게 해석"하게 하도록 한 배려이다. 전시회를 위해 치료 일정까지도 미룬 김 씨는 "그림 그리는 동안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냐?"고 반문한 뒤 "죽을 때 죽더라도 '붓들고 죽겠다.'고 장담하고 다닌다."며 작업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여주었다.
화가로서 죽음에도 무덤덤한 채 "순간순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는 김 씨의 추상표현주의 작품 4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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