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바탕 선거광풍이 휘몰아쳐갔다.
이젠 각종 공연과 전시회가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다. 그 동안 선거에 밀려 모두가 주춤했다. 그나마 몇 푼 안되는 각종 문화예술활동지원금이 선거에 묶여 집행이 되지못했으니 예술인들에게는 무척이나 힘든 시기였으리라. 정치의 논리에 의해 문화예술활동이 이렇게 제약을 받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몇 년전인가? 그 때의 시장은 악극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연극협회에 악극공연을 요청한 적도 있다. 그래서 그 시장으로 인해 해마다 악극을 올린 기억이 있다. 많은 어르신네들이 악극을 감상하며 주인공의 한 많은 삶에 울고 웃고 안타까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나름대로 재미있었던 공연들이었다. 공연이 끝나면 시장은 분장실로 찾아배우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홀연히 떠났다.
또 한번은 대구시립극단의 초창기 공연으로 기억된다. 공연을 관람하러 시장이 왔다. 시립극단 관계자들이 모두가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출연배우 모두를 문화예술회관내 연회장으로 급히 모이라고 부산을 떨었다. 시장이 기다리니 빨리 모여달랜다. 모두가 분장도 지우지 못하고 달려갔었다.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하는 공연이었다. 적어도 배우들에게 분장을 지우고 옷을 갖춰입을 여유를 줘야지 당신이 바쁘다고 분장도 제대로 지우지도 못하고, 무대의상을 그냥 걸치고 달려가게 만드는 것이 꼭 그 분의 놀이개가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는 수고했다는 간단한 인사 후 수행원들과 떠났다. 속으로만 투덜대는 수 많은 배우들과 스텦진을 뒤로한 채.
그리고는 최근 몇 년간의 공연에서는 시장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물론 대구에서 수 많은 사고가 생기고, 경제상황도 최악이고... 그러다 보니 공연장에 못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런데 유독 대형뮤지컬 공연장에는 얼굴을 보인다. TV에 나와 공연 홍보도 하고, 리셉션도 가지고..... 그리고는 문화의 도시 대구를 침이 마르도록 외친다. 시장이면 대구시립예술단의 단장이다. 그런데 대구시립예술단의 공연장에는 거의 찾지를 않는다. 필자가 몇 년 동안 거의 빠짐없이 시립극단의 공연에 객원으로 출연 또는 연출도 해봤지만 단 한 번도 극장으로 온 적이 없었던 것같다. 대구시립극단 혹은 시립예술단의 공연이 보잘것 없어서인지 아니면 대구시립예술단의 공연으로는 문화산업으로서 비젼이 보이지 않아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섭섭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제 다시 새로운 시장을 맞이한다. 할 일이 태산일터다. 그렇지만 가끔은 저녁시간 짬을 내어 점퍼차림의 옆집 아저씨와 같은 평범함으로 극장에서 만나고 싶다. 그리고는 소주집에서 터놓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극단 처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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