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인사이드] 월드컵의 주류가 되지 못한 스타들

입력 2006-06-01 09:58:47

월드컵 무대의 뒤안길에는 수많은 스타들이 명멸해갔다. 영광과 명예를 한 몸에 받은 스타들이 있는가 하면 더 빛나는 스타들의 그늘에 가려졌거나 월드컵 무대에 서지 못한 스타들도 많다.

1974년과 78년 월드컵에서 잇따라 준우승을 차지한 1970년대 네덜란드의 축구 스타는 단연 요한 크루이프. 전원 공격, 전원 수비의 조직력을 중시하는 토탈 축구이지만 탁월한 기량을 지녔던 크루이프는 크게 돋보였다.

그러나 요한 네스켄스, 롭 렌센브링크 역시 뛰어난 선수들이었지만 상대적으로 크루이프의 그늘에 가리고 말았다. 네스켄스는 1974년 월드컵에서 크루이프와 함께 네덜란드 공격을 이끌었으나 크루이프가 더 큰 명성을 남겼으며 렌센브링크는 크루이프가 정치적 이유로 불참한 1978년 월드컵대회에서 네덜란드를 이끌었으나 준우승에 그치고 말아 주류의 스타가 되지는 못했다. 추억의 스타 네스켄스는 현재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는 호주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다.

1980년대 초·중반, 유럽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서독의 칼 하인츠 루메니게는 1982년과 86년 월드컵에서 잇따라 준우승에 머물며 파울로 로시(이탈리아)와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에 밀렸다. 82년 대회 4강에 올랐던 폴란드의 즈비그뉴 보니에크도 로시에 밀렸고 스페인의 특급 스트라이커 에밀리오 부트라게뇨도 화려한 레알 마드리드 시절과는 달리 월드컵 무대에서 조명을 받는 데 실패했다.

1982년과 86년 월드컵에서 잇따라 4강에 올랐던 프랑스는 화려한 미드필드진이 돋보였던 팀. 이 중 미셸 플라티니는 가장 빛나는 스타로 이름을 올렸으나 그와 함께 팀을 이끌었던 알랭 지레스와 장 티가나는 플라티니의 그늘에 가렸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침체기를 겪었던 프랑스는 걸출한 스트라이커였던 장 피에르 파팽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이었던 에릭 칸토나를 보유했으나 이들은 월드컵 출전과는 인연이 없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1960년대 유럽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스타였던 조지 베스트는 그의 조국 북아일랜드가 약체여서 월드컵과 인연을 맺을 수 없었다.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루벤 바라하(스페인), 크리스티안 비에리(이탈리아), 로베르 피레스, 루도비치 지울리(이상 프랑스),히카르도 콰레스마(포르투갈) 등은 부상이나 다른 선수들에 밀려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고 사무엘 에투(카메룬), 셰이 기븐(아일랜드) 등은 조국의 월드컵 예선 탈락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명이며 26살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에투는 독일 월드컵의 아쉬움이 되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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