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시평] 디스플레이 산업 환경과 중요성

입력 2006-05-31 10:11:22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1970년대부터 브라운관 TV 혹은 CRT 생산 시대를 거쳐 현재 TFT-LCD 및 PDP를 포함한 평판 디스플레이의 생산 주도국으로 부상했다. 특히 구미를 중심으로 한 대구경북 지역은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의 요람으로, 현재도 약 133개 업체가 밀집해 국내 디스플레이 총 생산량의 33%, 세계 총생산량의 15%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엔 구미에 있는 LG필립스LCD가 7세대 TFT-LCD를 파주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한 이후 경기도 파주 지역이 수원·천안과 함께 디스플레이 산업단지로 급부상하며 전통적인 산업단지 지형에 변화를 일으키며 지역 산업계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대구경북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여전히 건재하다. 대구의 경우 성서산업단지에 희성전자, 신안SNP, 아바코(AVACO), L&F 등 기존 디스플레이 업체에다 최근 디보스, KTV글로벌, 현대LCD, 에스앤에스텍 등 디스플레이 산업체가 새로 입주해 활발한 생산 활동을 시작했다. 구미의 경우도 기존의 LG전자, LG필립스LCD, 삼성코닝, 삼성코닝정밀유리, 오리온전기, 휘닉스PDE 등 국내 업체뿐 아니라 도레이새한, 아사히글라스 등 외국기업이 첨단 디스플레이 핵심부품 재료의 생산 및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지역 산업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처럼 현재 대구경북지역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지역 산업의 새로운 한 축으로서 여전히 중요하고 발전 가능성도 크다.

지역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요성은 첫째로 TFT-LCD, PDP, 유기EL(OLED) 등 첨단 디스플레이는 반도체, 휴대폰과 함께 앞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품목이라는 점이다. 이 중에서도 디스플레이 산업은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를 뿐아니라 선진국,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모든 브라운관형 TV나 모니터가 모두 LCD, PDP 등으로 바뀔 때까지 필요한 긴 상품 수명을 가지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더욱 높다. 실제 국내에서는 CRT의 생산이 중단되었지만 중국, 중남미 등에서는 아직도 신규로 CRT 공장을 짓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대구경북 지역은 디스플레이 산업 요람으로, LCD 및 PDP 완제품 제조업체를 비롯해 관련 산업체·연구소· 대학 등 아주 우수한 인적, 물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은 물론 수원·천안·파주 등의 디스플레이 산업체에도 지역 졸업생들이 핵심 연구 개발, 생산 인력으로 대거 진출해 있다. 또 수도권의 휴맥스, 아이리버 등 첨단디스플레이 응용 제품 및 구동회로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벤처기업들에도 지역 출신들이 큰 활약을 펴고 있는 상태다.

첨단 디스플레이 산업이 갖는 전·후방산업에의 영향력은 세번째 중요한 이유다. LCD, PDP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화소를 표시하는 패널 제조업체와 여기에다 구동회로를 장착하는 모듈업체가 있고 또 이를 이용하는 TV·모니터·PDA·자동차 내비게이션·게임기·휴대형 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많은 제품 업체도 있다. 이뿐 아니라 LCD의 경우 액정, 컬러 필터, 백라이트 유닛(BLU), 구동회로, 편광·확산·반사 필름, ITO 유리 등 부품재료 업체가 필요하고 PDP의 경우엔 기판유리, 은 전극 재료, 격벽 및 유전체 분말, 형광체, MgO 보호막, 전면 필터 등을 생산하는 후방 산업도 필요로 한다.

이처럼 디스플레이 산업은 전·후방 파급 효과에 있어 반도체와 휴대폰을 능가한다고 할 수 있고, 특히 고용면에선 최근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신규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어 교육부·산업자원부 등 정부 부처가 함께 대학에 디스플레이 전문학회 설치 또는 인력 재교육을 요청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을 중심으로 '지역 디스플레이 산학연 협동 연구회'가 구성된 것도 파주의 경험을 통해 구미·대구·포항을 포함한 다양한 디스플레이 관련 산업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들을 연계해 지자체 및 산학연의 참여와 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것은 물론 첨단디스플레이 산업 클러스터를 재구축하고 이를 국내외적으로 표명하기 위한 필요성 때문이다.

박이순 경북대 공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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