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침공으로 권좌에서 축출된 후 재판에 회부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게 적용된 두자일 마을 시아파 주민 학살혐의가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후세인과 측근 7명에게 씌워진 두자일 주민 학살 혐의는 후세인이 1982년 시아파 밀집 거주지역인 두자일에서 암살공격을 받은 뒤 이 마을 주민 148명이 재판에넘겨져 처형당한 사건을 말한다.
바그다드에서 30일 속개된 30차 공판에서 피고인측 증인은 검찰이 공소장에 처형됐다고 기록한 148명의 두자일 주민 중 23명이 살아 있다며 일부 공소내용이 매수된 증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증인은 두자일 태생으로, 후세인 암살기도 사건이 발생했을 때 10대 소년이었고, 1980년대 중반에는 정치범들이 주로 수용됐던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증인은 처형됐다고 검찰이 밝힌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부자가 되고, 권력있는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며 "그들과 얼마 전에 밥도 함께 먹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존자들은 후세인 암살 기도 사건이 있은 직후 외국으로 도주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2003년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이란에서 귀국하고, 일부는 미군 탱크와 함께 이라크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증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생존자들의 이름을 적어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는 또 2004년 7월 두자일에서 있었던 한 모임에 후세인 재판의 공소 유지를맡고 있는 자파르 알-무사위 수석 검사가 참석해 후세인 재판과 관련해 증언해 줄사람을 찾으면서 "증거 문건을 위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알-무사위 검사는 두자일에 간 일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변호인측은 " 처형됐다는 사람들이 살아 있는 게 사실이라면 두자일 사건 재판은 원점에서 다시검토돼야 한다"며 재판 효력의 무효를 주장했다고 AFP는 전했다.
알-아라비야 방송은 이날 무사위 검사가 두자일 마을에서 검찰측 증인과 함께있는 모습을 방영했지만 이 장면이 촬영된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일부 희생자가 생존해 있다는 증언은 검찰이 후세인의 죄를 무겁게 만들기 위해두자일 사건을 부풀렸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이 증언이 사실로 드러나면 후세인재판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판부는 변호인측 증언이 마무리되면 변호인단의 최후 변론과 피고인들의최종 진술을 들은 뒤 선고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미군 관계자는 다음 달말까지 심리절차가 끝나고 이르면 7월초께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고 AFP는 보도했다. 두자일 사건만으로 최고 사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후세인은 이 사건 재판이 끝난 뒤 집권 중의 쿠르드족 학살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또 받게 된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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