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 표'에 우리 지역 장래가 달렸다

입력 2006-05-30 11:30:30

5·31 지방선거가 내일로 다가왔다. 13일간의 열전 마지막날, 4대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한 표라도 더 확보하려 젖 먹던 힘까지 쏟고 있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후보와 선거 운동원의 몸짓에서 그런 절박함을 읽을 수 있다. 그럼에도 유권자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한 편이다. 선거를 하루 앞둔 현재까지 후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투표 방법조차 무관심한 사람이 적지 않다. 선관위가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 투표율이 가장 낮을 것으로 걱정할 정도다.

이번에 선거 연령을 만 19세로 낮추었는데도 투표율 하락을 우려하는 분위기는 지방선거 의미의 퇴색 때문이다. 처음부터 지방자치의 새 일꾼을 가리는 선거로 두지 않고 중앙정치가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유권자의 '풀뿌리 선택'을 공중에 뜨게 했다. 이번만큼은 인물'정책에 치중하자는 기운이 각계에서 일었지만 중앙정치가 몰고 간 대선 전초전에 묻혀 버렸다. 처음 등장한 매니페스토(참공약 가리기) 운동이나 언론의 정책 검증 노력은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그로 인해 각 지역의 판세는 일찌감치 정당 선호에 따라 결정 나 버렸다. 선거 중반에 터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 사건은 그런 '정당 선거'에 불을 붙였다. 이러니 후보 개개인의 공약이 눈에 들어올 리 있겠는가. 사실 지방민의 입장에서 어느 정당이 몇 군데를 더 차지하고 안 하고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4년 동안 자기 지역을 이끌 인물을 이렇게 결정하고 마는 현실이 안타깝다.

내 한 표에 우리 지역의 미래가 달렸다. 아무리 선거가 싱겁게 돌아가도 신성한 주권을 포기하는 것은 불량 후보를 도와주는 일이다. 오늘 저녁 선거 공보를 펼쳐 놓고 누가 일꾼일지 결정하자. 투표장에서 '아무나' 찍지 말고 미리 선택하고 가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