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와 선거를 통해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할 겁니다."
5·3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대구시의원 모 후보 캠프에서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해온 지체장애인 김경옥(46·여·대구 수성구 황금1동) 씨. 선거라면 한사코 손을 내젓던 그녀가 지난 보름 남짓한 기간동안 세상 밖으로 나선 것이다.
그는 3살 때 찾아온 소아마비로 두 다리의 감각을 잃었다. 평소 집에만 머물며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던 김 씨.
'외면받는 장애인 복지정책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 그를 밖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내성적인 김 씨의 선거운동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거리로 나선 첫날, 호기심 어린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고 부끄러웠어요."
그러나 하루하루 지나면서 그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 어렵잖게 느껴졌다. 이제는 낯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점점 즐겁고 유쾌하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런 일을 뭣 하려 하느냐, 혹시 돈을 받았느냐.'라는 말이나 취객들의 행패도 웃어 넘길 수 있게 됐어요."
김 씨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사람들이 몰리는 시장과 인근 상가, 공원 등을 누비고 다녔다. 아직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에 좁고 어려운 길이 많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 홍보는 물론 투표참여도 독려하고 있다. "그냥 집에 있으면 누구도 장애인들을 알아주지 않아요. 투표와 선거를 통한 장애인의 주권 찾기에 직접 나서야만 지방자치의 주인이 될 수 있답니다. 그러니 꼭 투표하러 가세요." 지난 10여 일의 길었다면 길었던 선거운동 기간이 김 씨에겐 누구보다 힘들면서도 보람찼던 시간들이었음을 그의 당당한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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