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전쟁 전리품으로 일본이 가져간 발해 시대 홍려정비의 반환을 요구하는 중국의 움직임이 지난 200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발해 홍려정비는 당나라가 발해왕을 '발해 군왕'으로 책봉한 사실을 기록한 비석으로 중국 학계에서는 '당과 발해의 군신 관계'를 입증하는 유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발해의 뿌리는 바로 당나라'라며 두 나라를 하나로 묶고 있다.
전쟁 중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 요구는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정당성이 있다. 그러나 홍려정비의 반환 요구의 배경이 역사 왜곡 작업의 일환으로 비쳐지기에 우리를 긴장시킨다. 홍려정비 반환 요구 움직임을 보도한 일본 아사히 신문도 "발해 이전 이 지역에 존재했던 고구려 역사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논쟁이 반환 요구의 배경"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만주와 한반도 북부지역을 겨냥한 역사 왜곡 프로젝트다. 고구려는 중국의 한 지방정권이며 당과 고구려의 전쟁은 국내 전쟁이었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나아가 평양 등 한반도 북부지역도 원래 중국의 영토였다고 한다. 우리의 고대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고 흔드는 억지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동북공정의 심각성은 미래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미래의 이익을 위한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것도 정부 지원하에 전방위적이기에 위험성이 크다. 미래를 겨냥한 중국의 역사 왜곡은 결국 우리와 중국의 대립과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연히 우리도 중국의 역사 왜곡 작업에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국가 홍보 전략을 세워야 한다. 어물어물하다간 동북공정의 칼날이 어느새 우리의 심장을 찌를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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