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표팀 주치의 "일 없습네다"

입력 2006-05-29 07:46:53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북한 말로 '일 없습네다'가 맞는 거죠"

아드보카트호 태극전사 23명이 항상 완벽한 몸상태를 유지하도록 훈련장에서 '독수리 눈'을 뜨고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게 김현철 주치의를 포함한 의무팀의 임무다.

50여명에 가까운 취재진이 대표팀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보니 자연스레 선수들의 부상 정도에 대해 질문이 계속 이어지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의 '함구령' 때문에 속시원하게 말해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더구나 선수단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부상상태의 섣부른 공개는 피해야할 금기사항이다.

특히 별 부상이 아닌 데도 괜스레 말 한마디라도 잘못했다가는 자칫 큰 부상인 것처럼 알려질 수 있어 항상 취재진의 유도심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28일(한국시간) 시작된 대표팀 선수들의 첫 훈련장에서도 이호(울산)와 백지훈(서울)이 욘 랑엔덴 물리치료사와 따로 재활훈련을 시작하자 취재진들은 집요하게 김 주치의에게 부상 정도를 물어봤다.

하지만 김 주치의는 "일 없습네다"라는 한 마디로 취재진들을 한 바탕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김 주치의의 말은 북한말로 '괜찮습니다'를 뜻하는 말.

취재진들의 질문을 재치있게 피해나가면서도 두 선수의 부상은 별로 걱정할 만한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은연중에 강조한 것이다.

이날 백지훈은 오른쪽 종아리가 좋지 않았고, 이호는 지난 23일 세네갈전에서 왼발 등을 밟혀 통증을 느끼면서 재활훈련에 몰두했다.

최주영 물리치료사 역시 "걱정할 것 없어요. 그냥 무리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무팀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귀띔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