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 "우리 병사의 부상을 알리지 말라"

'아드보카트호 재활팀은 크렘린 훈련 중'

29일(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머레이 파크에서 첫 날 훈련을 소화한 아드보카트호는 그라운드 한쪽 면으로만 훈련 장면을 공개하게끔 울타리를 쳤다.

취재진과 현장을 찾는 팬들이 자유롭게 태극전사들의 움직임을 볼 수 있지만 가끔 반대쪽 훈련 상황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선수가 '실루엣'으로만 식별될 수 있을 정도로 거리가 먼 반대쪽은 재활 훈련장이다.

이날 '네덜란드에서 온 재활 듀오'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트레이너와 욘 랑엔덴 물리치료사가 '재활 병사'들의 정상 컨디션 회복을 도운 이 곳에는 김남일(전남), 송종국(수원), 김영철(성남), 백지훈(FC서울), 이호(울산) 등 5명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백지훈과 이호는 앞서 오전 회복 훈련부터 관람 허용 지역과 완전히 동떨어진 쪽에서 러닝을 했는데 오후에는 랑엔덴의 지도에 따라 '1대1 족구'를 했다.

단독 족구라는 게 이상하기도 하지만 더 궁금한 건 도대체 이들의 상태가 어느 정도쯤 되는지다.

오랜 재활 끝에 어렵사리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송종국은 지난 23일 세네갈전에서 허벅지를 다쳤지만 원 터치 패스 훈련에는 참가했다. 그러나 미니게임을 할 때는 전열에서 빠져 러닝만 했다.

김남일은 허리가 좋지 않아 세네갈전 출전 명단에서 아예 빠졌는데 지금은 얼마나 좋아졌는지 정확히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김현철 대표팀 주치의와 최주영 물리치료팀장은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다른 물리치료사도 상황 설명을 하지 않기는 마찬가지.

그렇다고 이들의 부상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의무팀은 "신경을 쓸만할 정도로 힘든 게 아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아드보카트식 재활이 크렘린 방식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마치 적들에게 우리 병사들의 부상을 알리지 말라고 못을 박아놓고 재활은 재활대로, 정상 훈련은 정상 훈련대로 하고 가끔 재활과 정상 훈련을 병행하게 해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도록 하는 고도의 컨디션 트레이닝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