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79)가 25일 폴란드에 도착, 나흘간의 방문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폴란드는 이 기간 아이스크림과 술 판매를 금지하고, 속옷 등 '불건전한' 상품'의 광고를 규제하고 있다고 BBC 방송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작년 초 타계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고향인 남부 바도비체 당국은 베네딕토 16세 방문 기간에 포장 판매용 아이스크림과 크림 케이크 등의 판매를 금지했다.
이상품들이 더운 날씨에 상하기 쉬워 바도비체를 찾는 순례객들의 건강을 해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생전에 여름철 관저로 메론향의 아이스크림을 배달시키는 등 아이스크림광이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교황이 폴란드 방문 마지막날인 28일 방문할 전임 교황의 대주교 관구인 크라코프와 바르샤바시도 공공질서 유지 및 교황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으로 술 판매를 금지할 방침이다.
정부 공보실의 베타 즈미예브스카는 술 판매 규제와 관련,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성지순례에 적절하게 동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TV들도 술과 피임약, 란제리 등 여성 속옷, 탐폰(지혈용 솜뭉치) 등의 광고를자제할 방침이다.
한 커플의 섹스 분위기를 연상시켜주는 LG 필립스의 심야 TV광고등 '불건전 품목' 광고도 규제 대상이다.
폴란드 국영방송의 광고담당 책임자 즈비그뉴 바드지아크는 "교황 방문에 맞춰송출되는 방송에 경박한 내용의 광고가 붙어 가톨릭 신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 위험성이 있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CNN은 교황 방문이 시작된 25일부터 현지 신문 대부분도 토플리스 차림 모델들의 광고를 자제하고 있으며, 바르샤바 시내의 주점들도 문을 닫거나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은 맥주만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눈길을 끌어 온 셀룰라이트(둔부 등의피하에 쌓인 지방축적물) 예방 크림 광고 포스터도 벌거벋은 여성 모델의 뒷모습과장딴지 사진이 경박스럽다는 보수파 단체의 항의로 자취를 감춘 상태다.
로레알 폴스카사의 삐에르 플라사르는 포스터를 가린 이유에 대해 "가톨릭 신자들의 감정을 존중하기 위해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였다"면서 "하지만 이런 광고물이 폭넓게 받아들여지는 사회적 규범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한편 25일 오전 11시께(현지시간) 바르샤바 공항에 도착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 요제프 글렘프 추기경 등 폴란드 정치 및 종교계 인사 1 천여명의 영접을 받았으며 바르샤바 시내 곳곳에는 바티칸기와 폴란드 국기가 게양됐다.
독일 출신인 베네딕토 16세는 폴란드어로 행한 도착 연설에서 요한 바오로 2세의 "행적을 따르기 위해" 폴란드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폴란드 방문이 독-폴란드간 화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28일에는 요한 바오로 2세가 1995년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방문했던 유대인 100만명이 학살당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수용소 방문시 교황은 자동차가 아닌 도보로 현장을 돌아볼 예정이며 가급적 독일어 사용을 자제할 방침이다.
교황은 이번 폴란드 방문 기간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인 바도비체를 방문하고, 방문 마지막날인 28일 전임 교황의 대주교 관구인 크라코프에서 폴란드 가톨릭 신자150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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