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수백명 앞다퉈 출국, 호주軍 1진 도착
호주와 뉴질랜드가 동티모르 전직 군인들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한 지원병력을 파견한 가운데 수도 딜리에서 25일 또다시 치열한 교전이 발생, 최소 9명이 숨지고 한국인 1명을 포함한 30여명이 부상했다.
목격자들은 수백명의 외국인들이 앞다퉈 출국하고 있다고 밝히고, 취재를 위해 동티모르에 입국한 기자들은 공항과 도심을 잇는 도로에서 교전이 벌어져 딜리 시내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스테펜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동티모르 군인들이 무장하지 않은 경찰에 총격을 가해 모두 9명이 숨지고 유엔의 경찰 자문관을 포함해 27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두자릭 대변인은 "현지 유엔 사무소가 62명의 경찰관들을 구해낼 수 있다고 보고해 왔다"면서 "경찰관들은 현재 유엔 건물내에 피신해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출신 딜리 주민인 크리스틴 키어니는 "상황이 갑자기 악화돼 우리는 집을 비우고 나와야 했다"면서 "도시 전역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딜리 탈출을 위해 공항에 나온 호주인 말콤 쿨러(40)는 "이것은 비극이다. 동티모르인들은 이렇게 서로 싸우고 있다"면서 "슬프고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800명 규모의 정부군과 전직 군인 600명 간 교전은 사나나 구스마오 대통령 집무실과 유엔 사무실 등 딜리 시내 곳곳에서 발생했으며 주택과 상가들이 불에 타 도심 상공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 올랐다.
딜리 주민들이 교전을 피해 집에서 나오지 않아 딜리 시내는 사실상 유령도시처럼 변했다.
지난 24일 밤 이후 교전으로 두 명의 전직 군인과 정부군 대위 1명이 숨졌으며, 14명의 전직군인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금주 들어 교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11명으로 늘어났다.
동티모르 정부는 전직 군인들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지원병력을 요청했으며, 호주 평화유지군 1진 150명이 이날 수송기 편으로 딜리 공항에 도착했다. 호주 평화유지군은 수일 안에 1천300명으로 증강될 예정이다.
또 뉴질랜드와 포르투갈, 말레이시아 등도 동티모르 상황 안정을 위한 파병을 약속했다.
이번 사태는 동티모르 정부가 지난 3월 전체 병력 1천400명 중 600명을 해고하며 시작됐다. 해고자들은 대부분 인도네시아와 접경한 서티모르 지역 출신인데, 이들은 동부 지역 출신들이 그동안 진급에서 혜택을 받아 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은 처우 개선과 승진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지난 2월부터 파업을 벌이다 정부에 의해 해고됐다.
과거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동티모르는 1975년 인도네시아군이 침공하며 인도네시아에 편입됐다가 1999년 유엔 감시 아래 치러진 주민투표로 독립을 쟁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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