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하소연
음향기기 설치업자인 박모(37·대구 북구 태전동) 씨. 그는 최근 3천여만 원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며 울상이다. 선거용 유세차량을 만드는 업체로부터 지난달 30대의 차량에 설치할 음향기기를 주문받았으나 한 달 만에 이 업체가 잠적해 버렸기 때문.
"유세 차량에 달 음향기기가 필요하다는 주문 전화가 왔을 때만 해도 너무 기뻤어요. 그동안 매출이 시원찮았는데 이번 지방선거로 재미 좀 보겠구나 생각했거든요."
이후 박 씨는 30대의 유세차량에 들어갈 앰프 30개, 유선 마이크 60개, 스피커 90개, 플레이어 30개 등을 구하기 위해 대구·경북지역은 물론 부산까지 열심히 뛰어다녔다.
물건을 구하고는 이틀 밤낮을 새며 일을 했다.
하지만 음향기기 설치를 끝낸 샘플용 차량을 주문 업체에 보낸 뒤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제나 저제나 연락만 기다리던 박 씨는 지난 15일 이 업체가 잠적한 것을 알았다.
"계속 기다릴 수만은 없어서 전화를 걸었더니 엉뚱한 사람이 받았어요. 갑자기 하늘이 노랗게 변하더군요. 음향기기를 납품해준 사람들에게 아직 대금도 못 치렀는데…."
박 씨는 백방으로 연기처럼 사라진 사기꾼을 찾았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동안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다 보니 꿀맛 같은 주문전화에 확인도 하지 않고 쉽게 믿었던 게 실수였습니다. 누굴 탓하겠어요." 한순간 애물단지로 변한 음향기기들. 창고에 가득 쌓인 음향기기들을 보며 한숨만 내쉬던 그는 "헐값에라도 처분해 밀린 대금을 갚아야겠다."고 허탈해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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