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내 10만명 돌파 예정
올 1월 북구 침산동의 주상복합아파트 푸르지오로 이사온 박순목(42) 씨. 그는 이사온 뒤 퇴근이 빨라졌다. 아파트 건물내에서 즐기는 '레저생활' 때문이다.
"16층인 집에서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층으로 '단숨에' 내려가면 헬스클럽, 수영장에다 사우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몸짱이 되어가고 있죠. 이 달 들어서는 건물내 2층 '만남의 광장'에서 동네 다른 주민들과 꼭짓점 댄스도 배웠습니다."
박 씨는 2층 전체가 문화공간으로 할애된 '만남의 광장'에서 곧 음악회도 열 것이라고 했다. 동네 주민들과 이미 합의를 했단다. 그는 주상복합아파트에 처음 들어올 때 친구들이 단점 얘기를 많이해 걱정이 됐는데 이제 깔끔히 사라졌다고 했다.
'답답한 빌딩같은 데서 어떻게 사나'라며 손사래를 쳤던 '주상복합 비관론자들'이 말을 바꾸고 있다. '즐거운 아파트'가 좋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의 주상복합아파트에 사는 사람 숫자가 이달 1만 명을 돌파했다. 보수적이기로 이름난 대구사람들의 주거문화에 '변화'가 온 것이다.
이같은 인기를 타고 대구의 주상복합아파트 거주민들은 향후 3년내 1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출산으로 인한 가족수 감소, 이로 인한 노령화, 또 독신가구의 증가는 '편의성'을 강조한 주거문화로의 급속한 이행을 촉진시키고 있다.
24일 오후 수성구 범어네거리 코오롱 하늘채 수(215가구) 32층 꼭대기 헬리포터(헬리콥터 비행장). 대구 최초의 30층 이상 주상복합건물인 이 곳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황금네거리 42층, 삼덕 네거리 43층, 북구 침산동 40층·42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한 눈에 들어왔다. 범어네거리 54층, 황금네거리 55층 주상복합 자리엔 터 닦기 공사가 한창.
2010년까지 대구 도심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21층 이상 대구시 허가기준)는 모두 2만 가구나 된다. 10만여 명이 들어온다는 계산.
이미 대구시내에는 이 달 현재 2천668가구가 주상복합아파트 입주를 마쳐, 주상복합아파트 주민 1만 명 시대를 열었다. 지난 2004년 대구 최초 주상복합아파트인 수성구 황금동 23층짜리 코아시스가 입주민들을 맞은 지 꼭 2년만이다.
수성구 범어네거리 코오롱 하늘채 수. 이 곳 주민들은 도둑 걱정이 없어서 좋다고 했다. 승용차를 운전할 때도, 현관 문을 출입할 때도 입주민 전용 카드가 없으면 절대 아파트를 드나들 수 없다.
이 곳 오석제 관리소장은 "일반 아파트보다 2배 가량 빠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가면 숲이 기다리고 있고, 옆에서는 골프 퍼팅을 즐길 수 있다."며 "아이들은 어린이놀이터에서 놀면되고, 32층 꼭대기는 조명시설을 달아 매일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한다."고 했다.
각종 편의시설이 즐비하지만 관리비가 그리 비싸지 않은 것도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구 북구 침산동 푸르지오의 42평형 관리비는 월 20만 원도 안된다. 이 곳 주민 박순목 씨 경우, 예전 달서구의 15층짜리 32평형 아파트 관리비는 25만 원에 육박했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주상복합아파트는 이웃에 일조권 피해를 주고 난개발 논란에도 휩싸여 있지만 도심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향후 닥쳐올 새로운 인구변화에 대비하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이른 시일 안에 도심정비기본계획을 다시 수립, 적절한 위치에 적절한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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