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6국 회의 협상안 진전"

입력 2006-05-25 09:34:14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독일, 프랑스 6국은 24일 런던 회의에서 대 이란 핵협상안 마련에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란측도 양보 용의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밝힘으로써 이란핵 문제 타결 가능성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이 핵을 포기토록 하기 위한 당근과 채찍 양면에서 합의안 마련에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하고, 각국 대표단이 일단 자국 정부에 보고한 후 합의안 마무리를 위한 후속회의를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측 존 소어 대표도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할 경우 제공할 보상과 그렇지 않을 경우 가할 벌칙들에 관해 공통입장을 찾는 데 "훌륭한 진전"이 있었다며 "우리는 건설적이고 값진 논의"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5국과 독일이 대 이란 핵 협상안을 최종 타결할 경우 이란의 수용.거부 어느 경우든 이란 핵문제가 중대 고비를 맞고, 북한 핵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들 6국은 이번 회의에서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소극적이거나 반대하고 있는 안보리의 대 이란 제재방안에 대한 합의 도출을 집중 시도했다.

프랑스, 영국, 독일이 중국 및 러시아의를 끌어내기 위해 만든 제재안은 이란이 6국 공동의 협상안을 거부하더라도 자동적으로 군사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구는 일절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날 회의가 예정보다 길어져 저녁까지 계속되자 회의장 주변에선 "얘깃거리가 있다는 뜻이므로 고무적"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유럽연합 3국의 대 이란 제재안은, 안보리가 유엔헌장 제7장 41조에 의거, 이란에 대한 제재 결의를 하되, 결의 이행을 위한 군사행동을 할 수 있는 근거인 제42조에 대한 언급은 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유럽 3국은 이 결의가 대 이란 군사행동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러시아와 중국측에 보장하기 위해 제재 결의 후 추가조치에 대해선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다시 협의한다는 문구도 포함시켰다.

구체적인 제재 방안으론, 이란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입국 비자 금지, 이란 정부 핵심 인사와 이란의 핵프로그램 관계자들에 대한 금융거래 금지, 무기 금수, 이란에 대한 정유제품 수출 금지가 들어있다.

그러나 이란이 이 협상안을 수용해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하고 새로운 핵 협상에 착수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들일 경우, 6국측은 안보리에서 이란 문제 논의를 중단하고, 이란의 경수로 건설을 지원하고 최장 5년까지 핵연료 공급을 보장하는 것으로 돼 있다.

다만 이란은 농축프로그램을 러시아로 이전한다는 데 동의해야 한다.

한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6국측의 제안이 어떤 것이든 "즉각 거부하지 말도록" 이란측에 호소했으며, "핵 계획이 무기용이든 평화용이든 불확실성을 걷어낼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이날 워싱턴을 방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만나 이란 핵문제를 논의한 뒤 이란은 서방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거래의 일환으로 자국내 우라늄농축을 수년간 중단할 용의를 보였다며 미국정부에 대해 이란과의 직접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주 빈에서 이란의 알리 라리자니 핵협상 대표를 만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란측은 협상이 재개되면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부속의정서를 적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이란의 농축관련 연구개발(R&D)문제가 아직 논의돼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이 모든 핵활동을 영구적으로 중단하지 않을 경우 이란과 직접 협상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입장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하미드 레자 아세피 이란 외교부 대변인도 이란이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화 의사 를 전했다는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대해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화가 의제에 올라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존 치프먼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소장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라는 점은 거의 확실하다는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IISS는 이란이 빠르면 2010년 핵무기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우라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프먼 소장은 이어 이란에 대한 IAEA사찰관의 제한적인 접근 때문에 정책결정자들이 이란의 핵개발문제에 대한 최악의 가정에 의존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셰이크 모하메드 알 사바 쿠웨이트 외무장관은 이란-이라크 전쟁과 이라크 침공등으로 고통을 겪은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미국과 이란간 대치상태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걸프지역 국가들이 조만간 이란에 대표단을 보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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