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지충호(50) 씨가 애초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노렸다는 진술이 나와 박 대표를 직접 공격한 동기와 배후 여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생활보호 대상자로 살아온 지 씨가 고가의 지상파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폰과 신용카드 등을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돈을 제공한 공범 내지 '제3의 인사' 여부에 대한 실체 확인이 합수부의 중점 수사 과제로 떠올랐다.
지 씨는 23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가 범행 동기를 묻자 "민주주의를 위해 그랬다. 전두환 정권 때 억울한 옥살이를 했는데 한나라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진술했다.
또한 지 씨는 "당초 오세훈 후보를 염두에 뒀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부 조사결과 지 씨는 테러가 발생한 20일 오전 기거 중인 인천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로 이동해 오 후보 사무실에 들러 당일 유세 일정을 문의했다.
지 씨가 당일 오후 신촌의 문구점에서 문구용칼을 구입하고 기다린 것도 당초 공격 대상이 오 후보가 아니었나 하는 관측을 낳았다.
지난 2월 인천 갱생보호공단에서 나온 이후 지 씨와 동거해온 친구 정모 씨는 합수부 조사에서 "지 씨가 며칠 전 오 후보를 겨냥한다는 말을 해 티격태격 싸운 적이 있다."고 진술, 범행 목표에 대한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정작 지 씨는 박 대표에 앞서 20여 분 전 연단에 서있던 오 후보를 공격하지 않고 나중에 도착한 박 대표에게 위해를 가함으로써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 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왜 오세훈 후보가 아닌 박근혜 대표를 공격했느냐."는 질문에 자신의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하소연을 되풀이하는 등 횡설수설하며 명확한 설명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부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지 씨도 오 후보를 노렸다고 진술했지만 박 대표를 공격한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아 답답하다."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 씨의 테러 대상이 바뀐 경위와 지 씨가 지난 3월 이후 생활보호대상자로 살아오면서도 고가의 DMB폰을 사용하고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등 경제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해온 것은 배후 여부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일각에서는 지 씨의 평소 씀씀이를 문제삼아 '공모설'과 '배후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합수부는 지 씨의 개인 수입과 지출 내역 등 돈 거래 경위를 집중 조사 중이다. 합수부는 지 씨가 고가 옷을 입거나 구두를 신은 것은 아니지만 신형 DMB폰을 사용하고 통화요금이 매달 15만∼16만 원에 이른 사실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승구 수사본부장은 23일 브리핑에서 "통화 요금은 보지 않았는데 돈이 적은 것은 아닌 것 같고 통화도 많은 것 같아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지 씨는 DMB폰을 이용, 1시간 넘게 통화한 적도 많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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