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02 축제는 시작됐다.
"골~! 골~!"
23일 오후 9시를 넘기면서 함성이 대구시내를 삼켰다. 앞집에서, 옆집에서도 동시에 함성소리, 박수 소리가 울렸다. 대낮처럼 불켜진 아파트의 함성이 월드컵 경기장 관중석의 파도타기 응원처럼 이어졌다.
월드컵 열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이 첫 경기인 토고전에 대비, 세네갈과 벌인 평가전에 보낸 지역민들의 성원이었다. 시민들은 오랜만에 보는 국가 대표팀의 경기에 신이 났다.
가족과 함께 경기를 지켜본 정용주(38·대구 동구 신천동) 씨는"우리 팀이 선제 골을 넣는 순간 두 주먹에 저절로 힘이 들어가더라."고 했다. 최종남(64·대구 수성구 범어동) 씨는"평소 아파트에 살면서 이웃에 방해되지 않게 큰 소리 내는 것에 다들 신경을 쓰는 데 오늘만은 예외인 모양"이라고 웃었다.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에선 대형스크린을 통해 1천500여 명의 시민이 경기를 지켜봤다. 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후반전 우리나라가 선제골을 넣은 순간 내지르는 함성소리로 공원이 떠나갈 듯 했다."며"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지만 공원기물이 파손된 것 하나 없어 시민들의 질서의식도 빛났다."고 전했다.
많은 시민들은 축구를 보기 위해 귀가를 서둘렀고 이 때문에 시내 음식점 및 술집에는 눈에 띄게 손님 수가 줄었으며 밤길을 달리는 차량 역시 적어 도로가 한산했다. 달아오른 축구 열기를 짐작케한 하루였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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