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박대표 피습'으로 지지도 희비 엇갈려

입력 2006-05-24 10:25:18

5·31 지방선거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 날인 24일 각 언론들이 일제히 쏟아놓은 여론조사 결과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급전직하한 반면 한나라당은 수직상승세를 보여 여야 희비가 엇갈렸다.

이같은 여론조사 향배에는 지난 주말 터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몇몇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은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20%포인트 이상 따돌리며 사상 최고치인 40% 중반에 육박해, '지방선거의 여당 필패, 야당 압승'이 예상됐다.

◆열린우리당 당혹감 속 자중지란=지지율 급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언론에서 246개 광역·기초단체장 중 우리당이 승리할 곳은 20개 안팎이라고 한다. 집권 8년 만에 이렇게 무너지고 마는가 하는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의장은 유세 때마다 박 대표 피습 사건을 거론하면서 "선거가 더 어려워졌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정 의장 발언에는 선거 패배의 책임론을 모면하기 위해 미리 선수를 치는 것이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이 와중에 당내는 자중지란의 모습도 보였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가 정동영 의장 등 지도부를 겨냥해 "(2·18)전당대회 후 한 게 뭐가 있느냐?"고 비판한 데 대해 염동연 사무총장이 "신중하게 발언하라."며 발끈한 것. 염 총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이 어려워지니까 우리당 후보들까지 지도부를 공격하고 있다. 집권당의 모습이 아니고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표가 성형까지 한 모양"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노사모 노혜경 대표에 대해서도 비판론이 계속돼 내홍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 자중자애토록 집안 단속=한 여론조사기관 조사 결과 한나라당 지지율은 4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최근 당 자체 조사에서 한나라당이 공천한 기초단체장 197곳 가운데 143곳이 우세하고 28곳에서 경합이며 열세는 26곳으로, 160곳 이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나왔다. 내친 김에 광역단체장 경합지인 대전과 제주에서도 승리를 거둬 압승을 노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럴 때일수록 자중자애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이른바 '대세론'에 경계령을 발동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서울, 경기 지원유세에서 "더욱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임해 선거에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태열 사무총장은 "선거가 끝나지도 않은 마당에 언론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우리가 벌써 다 이긴 양 보도해 솔직히 곤혹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선거 여론조사와 관계없이 우리는 선거 마지막까지 자만하지 않고 전력 질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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