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에서 아파트건설 공사장 소음으로 인근 학교 학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받는 것은 물론 안전사고의 위험에도 노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천 문외동 영천중학교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6~20층 높이의 아파트(329가구) 시공이 이뤄지면서 학생들이 소음 등으로 인해 학습에 지장을 받고 있는 가 하면 공사장을 오가는 대형화물트럭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위험마저 안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고통이 아파트가 준공되는 2008년 3월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특히 학교와 직선거리로 불과 20m 남짓한 이 아파트 공사현장에는 레미콘 차량과 대형 공사자재차량이 오가고, 공중에서 대형크레인이 쉴새없이 움직이면서 학생들은 곡예 하듯이 등하교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 학교 3년 박모(16) 군은 "수업시간중 중장비로 바위를 두드리는 소음에다 대형차량의 엔진소리, 망치소리 등이 들려 공부를 못하고 있다."면서 "반복되는 공사장 소음으로 신경이 쓰이고, 짜증이 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1학년 김모(14) 군은 "등하교 때 머리위로 대형 크레인이 공사자재를 싣고 나를 때는 언제 떨어질 지 몰라 겁난다."며 "불안한 마음에 길을 돌아서 등하교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학생들에게 될 수 있으면 멀리 피해서 다니고, 장난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달리 조치할 방법을 몰라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한주택공사도 영천 중앙초교 바로 옆에 지난해 7월 15층, 506가구 규모의 고층아파트 공사를 하면서 안전사고 위험이 가중돼 학부모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는 등 학교 옆 공사장의 안전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학부모 이모(36·문내동) 씨는 "애를 학교 보낼 때 절대로 공사장 근처는 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라며 "애가 학교간 뒤 전화가 울리면 '혹시나'하는 생각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동주택 등 아파트 공사 관계자는 "학교측과 절충해서 공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공사기간 내에는 서로가 조심하는 방법밖에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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