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전망과 대책 (하)

입력 2006-05-23 07:12:44

2008학년도 입시에서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는 9등급으로만 표기되는 학생부와 수능 성적이 서로 비슷한 지원자가 많아 종전보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가 훨씬 어려울 것이다. 이들 대학들은 논술, 구술, 심층면접, 적성고사와 같은 대학별 고사로 떨어진 변별력을 보충할 수밖에 없다. 최상위권 대학에서는 수시와 정시를 통틀어 대학별고사가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일부 상위권 대학은 현재의 수시처럼 정시에서도 면접·구술고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고교 2학년 학생들은 대학별고사의 출제 경향을 미리 파악한 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 논술고사

2008학년도 논술고사는 통합교과형 논술고사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며 교육부의 논술 가이드라인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는 2008학년도 정시 논술고사를 통합교과형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하면서 예시 문항까지 공개했다. 고려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은 현재 수시모집에서 이미 통합교과형 논술고사 유형을 활용하고 있다.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란 개별 교과 지식을 통합하여 비판적·심층적 사고를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암기된 지식으로의 결과보다 그 과정을 평가하는 논술고사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상위권대는 작년 2학기 수시모집 논술고사에서 일부 문항이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였다는 교육부의 지적에 따라 올해 1학기 수시모집부터 논술고사 출제방향을 다소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은 다음 4가지에 해당하는 문제를 논술고사가 아닌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단답형 또는 선다형 문제 △특정교과의 암기된 지식을 묻는 문제 △수학이나 과학과 관련된 풀이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 △외국어로 된 제시문의 번역이나 해석을 필요로 하는 문제

▶ 2008학년도 논술고사 예상 출제 방향

2008학년도 논술고사는 하나의 논제를 제시하고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현재의 논술고사 유형에서 벗어나 사고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세부 문제를 포함하는 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2개 이상의 교과서 내용을 통합한 유형의 문제를 출제하되 계열별 또는 학과별로 다양한 문제가 출제될 전망이다.

평가의 초점은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논리적 사고에 맞춰진다. 비판적 사고란 자료에 대한 심층적·다각적 분석 능력을 말한다. 창의적 사고는 자료를 응용해 문제 해결 방법을 도출하는 능력, 설득력 있는 구체적 근거를 통해 주장을 펼치는 능력이다. 또 논리적 사고는 적절한 근거를 바탕으로 논지를 도출하는 능력,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한 논지 전개 능력을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

자연계열의 수리/과학 논술은 수학이나 과학의 지식을 묻는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문제 상황을 수학적·과학적 지식을 활용해 해결하는 응용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2008학년도에는 논술 가이드라인에 따라 현재 실시되고 있는 수리논술보다는 논리적 표현 능력을 강화한 유형으로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

▶ 대비 방향

교과서를 활용한 문제가 출제될 것을 감안할 때 각 교과의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통합교과형 논술의 핵심은 교과 내용의 심화와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교과의 내용을 좀 더 심화시켜 깊이 있게 아는 것이 중요하며, 그러한 내용을 다른 교과의 내용이나 시사적인 내용, 현실적 현상 등과 관련지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논술고사가 글로 표현하는 시험인 만큼 내용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면서 일관된 논지를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 면접·구술고사

면접·구술고사는 2008학년도에도 현재의 출제경향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논술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논술고사를 통해 측정하기 어려운 교과 지식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이 주어질 가능성이 크며 영어 제시문을 활용한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 출제 경향

면접·구술고사는 일반적으로 인성이나 가치관을 묻는 기본 소양 평가와 전공의 수학 능력이나 적성을 평가하는 전공 적성 평가로 이루어지며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상대방의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의사소통 능력과 자료에 대한 이해 능력, 전공과 관련된 교과 지식 등을 평가한다.

기본 소양 평가는 수험생의 개인적 특성이나 인생관, 가치관 등을 평가는 것으로 주로 사회·문화적 현상이나 시사 문제 등 사회적 쟁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묻는 형태로 출제된다.

전공 적성 평가는 지망 대학이나 학과를 전공하는 데 필수적인 기초 지식과 적성을 갖추었는지 평가하는 것으로 지원 동기와 학업 계획, 장래 희망, 진로 등 전공의 열정과 적성을 묻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아울러 전공과 관련된 고교 교과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가를 실생활이나 사회 현상에 적용하여 질문하는 응용문제까지 다양한 형태로 출제되고 있다.

▶ 대비 방향

인문계열 학생들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시사적인 현안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각자의 관점을 정립해야 한다. 특히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와 관련된 교과 내용과 시사 쟁점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리를 해 두어야 한다. 특히 영어지문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자연계열에서는 수학과 과학에 대한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확하게 정리하고 이를 응용할 수 있는 현상이나 사례를 제시한다.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와 관련된 분야에 대해서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학의 경우 출제 빈도가 높은 수열, 극한, 미분, 적분, 도형, 벡터, 확률, 통계 등에 집중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통합교과형 논술을 비롯해 심층면접, 구술시험 준비의 출발점은 학교수업과 교과서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교과서의 기본 개념을 충분히 이해한 후에 그 개념을 다양한 현실 문제에 적용하고 응용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대학별고사가 강조되면서 일관된 지도 방법과 체계를 갖추지 못한 학원이 범람하고 있는데, 자칫하면 학생의 창의력을 훼손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문제가 있을 때는 교과담당 선생님이나 전문가와 상담하여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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