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원주민 남자 10명중 1명은 강간 피해자

입력 2006-05-20 13:42:22

호주 원주민인 애버리진 남자들 가운데 10%가 16세 이전에 강간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호주 대학 연구팀이 19일 밝혔다.

호주 언론들에 따르면 퀸즐랜드 테크놀로지 대학 연구팀은 지난 18개월 동안 퀸즐랜드주와 노던 테리토리 지역 오지와 도시에 사는 300명 이상의 남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그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 수치는 다른 인종들과 비교할 때 10배나 높은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피해자들이 수치스럽게 여기거나 당국에 신고할 경우 보복이 두려워 묻어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적 폭력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에서 18세부터 74세 사이의 원주민 남자들 가운데 33%가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이나 애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전국 평균 12%와 비교할 때 3배 가까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적 폭력의 희생자들은 대부분 애버리진 사회의 구성원들로부터 성적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일부 나이가 든 피해자들은 선교사 등 외부인들에게 성적 추행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의 믹 애덤스는 "많은 애버리진 남자들이 갖가지 형태의 추행을 당하고 있으나 남자들 가운데 80%가 우리들이 인터뷰를 할 때까지 누구에게도 그 같은 사실을 얘기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성들과 어린이들에 대한 원주민 남자들의 폭력이 그동안 사회 문제가 돼 왔으나 이번에 드러난 사실은 정작 남자들 자신도 폭력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덤스는 특히 애버리진 원주민 남자들 사이에서 자살률이 높은 것도 성적 폭력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고 지적하면서 정부는 원주민 사회에서 폭력을 줄이기 위한 장기적이고도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 자금을 지원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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