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날선생' 왈가닥 역 김효진 '이번엔 좀 망가졌어요'

입력 2006-05-20 08:39:12

영화배우 김효진은 화면 안에서나 밖에서나 늘 건강하고 반듯한 느낌을 준다. 워낙 어린 나이(15세)에 데뷔를 해서인지 또래의 다른 여배우들과는 다른 성숙함도 느껴진다. 그런 김효진이 이번엔 좀 망가져봤다. 영화 '생, 날선생'(감독 김동욱, 제작 필름지)에서 날라리 선생 우주호(박건형)를 휘어잡는 왈가닥 음악선생 윤소주로 분해 관객들을 웃길 준비를 끝냈다.

▲변신?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웃기는 캐릭터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많은 분들께서 '변신'이라며 많은 관심을 가지시는 걸 보니 그동안 제 이미지가 많이 어둡긴 했나 봐요.' 김효진은 실제 자신의 성격은 여성적인 편에 가깝다고 했다. 다만, 이번에는 밝은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었고, 자신 속에 숨어있는 밝은 면을 최대한 끄집어내려 했다고. '누구든 마음 속에 밝고 어두움이 공존하잖아요? 저도 제 또다른 일부를 보여준 셈이죠. 걱정을 좀 하긴 했는데…저도 나름대로 좀 웃기더라구요.'

▲아빠는 선생님

김효진의 아버지는 실제 체육 선생님이다. 그렇다 보니 상대역을 맡은 박건형과는 달리 학창시절부터 교사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건형 오빠는 많이 맞았다고 자랑스레(?) 이야기하던데, 전 맞아본 기억도 없고… 제가 만난 선생님들은 다 좋으셨던 것 같아요. 마음처럼 잘 찾아뵙지 못하는 게 죄송할 따름이죠.'

▲노래의 추억

극중 윤소주는 음악교사이지만 음치. 김효진은 노래 장면을 통해 망가짐의 절정을 보여준다. 그야말로 '신이 버린 목소리'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멋진 재즈 보컬을 선보이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다. 도대체 어떤 모습이 진짜일까. 김효진은 '누구라도 한 곡을 5개월 이상 연습하면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겸손해 하면서도 '부를 곡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딱 한 번 듣고 불렀던 게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박건형은 '삐짐쟁이'

밝은 영화인 탓에 현장에서도 항상 유쾌한 일만 있어서 좋았다는 김효진. 특히 상대역을 맡은 박건형과의 일화가 기억에 많이 남는단다. '건형 오빠가 의외로 잘 삐지더라고요. 제가 뒤통수를 치는 장면이 있었는데, NG를 내지 않으려고 제대로 때렸거든요. 그 후론 건형 오빠가 이상하더라고요. 본인 말로는 괜찮다고 하는데, 제 옆에 잘 오려고도 하지 않고….' 하지만 선배 배우이자 한 소속사 식구인 박건형에 대한 칭찬도 빼 놓지 않는다. '일단 호흡이 잘 맞아서 좋았고, 무엇보다 건형오빠는 재치가 아주 뛰어나죠. 코미디 영화인 이번 작품에서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될 겁니다.'

▲연기만 열심히 할래요

김효진은 올 가을 한양대 연극영화과 졸업을 앞두고 있다. 김효진의 전공은 영화 연출. 당연히 자신이 메가폰을 잡은 졸업 작품도 냈다. 혹시 여배우 출신 감독이 나오는 게 아닐까. 질문을 하기가 무섭게 손사래를 친다. '아휴, 감독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더라구요. 딱 제 능력의 한계를 실감했습니다. 연기나 열심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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