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들만 모십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화려한 공주를 동경한다. 최근의 TV드라마 '궁(宮)'의 인기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했다. 요즘 이런 여성들의 심리를 좇아 '공주'들을 유혹하기 위한 마케팅이 뜨고 있다. '재미와 화려함'을 내세운 공주마케팅은 카페와 화장품매장에서 시작해 다양한 업종으로 번져가고 있는 추세다. 이젠 10, 20대 신세대 여성들뿐 아니라 소녀의 감성을 간직한 30대까지로 확대되고 있다.
◆"동화나라가 컨셉"
지난해 8월 문을 연 대구 동성로의 한 카페. 푯말부터 '공주님들만의 특별한 공간'이란 이색 문구로 행인의 호기심을 건드린다. 실내는 어릴 때 꿈꾸던 동화나라의 한 궁전을 옮겨놓은 듯하다. 은은한 샹들리에에 우아하게 다가오는 레이스 달린 커튼들, 핑크빛 벨벳소파는 '공주'풍을 더욱 살린다.
벽면에는 다양한 가면이 걸려 있다. 마론 인형들도 한쪽을 장식하고 있다. 주인 김하정(51·여) 씨는 "손님들이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서 가면을 쓰고 서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주 고객은 20대 여성. 하지만 연인들뿐 아니라 아이의 손을 잡은 미시족, 심지어 공주 스타일을 좋아하는 젊은 남학생들까지도 찾는다. 이곳을 두 번째 찾았다는 손연주(20·여·대구 수성구 만촌동)씨는 "화사한 실내 분위기로 인해 왠지 공주가 된 것 같다."며 "누구나 공주병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공주처럼 모십니다"
올 1월 개업한 대구 동성로의 한 화장품 가게. 건물 자체가 동화 속 공주집같이 튄다. 흰색과 분홍색이 적절히 어우러진 건물은 '달콤한 상상'이란 문구처럼 여심을 자극한다. 실내에는 화장품을 고르려는 젊은 여성들로 북적인다. 손님들 틈바구니 사이로 핑크빛 원피스와 하얀색 앞치마를 두른 '하녀'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들은 다름 아닌 직원들. 찾는 이들이 공주가 된 듯한 인상을 받도록 하기 위한 컨셉이란다. 직원 임경희(21·여) 씨는 "하녀복을 입고 있으니까 예쁘다는 손님도 많고 더 호응해주는 것 같다."고 웃었다. 문동석(34) 사장은 "원래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잡았는데 매장이 아기자기해서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속옷까지 공주풍"
공주풍의 패션도 뜨고 있다. 선두주자는 속옷. 다양한 속옷 가운데서도 화려한 레이스와 귀여운 리본을 단 공주풍의 속옷들이 인기다. 여기다 화사한 꽃무늬를 더하면 깜찍하고 예쁜 것을 좋아하는 20, 30대 여성의 취향에 딱 들어맞게 된다.
평소 공주패션을 즐긴다는 김소현(20·여·대구 수성구 신매동) 씨는 "최근 몇 년 새 대구도심에서 쇼핑하다 보면 공주패션이 눈에 많이 띈다."며 "레이스가 달리거나 꽃무늬 등 알록달록한 속옷 매장도 여기저기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 공주풍 속옷가게 주인은 "공주를 동경하는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이 같은 공주마케팅이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공주풍 액세서리점을 따로 내볼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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