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로 아래층과 위층에 사는 이웃 간에 일어난 집단 난투극은 아파트 주거 문화의 한 단면을 드러낸 불행한 사건이다. 사건은 위층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음 때문에 잠을 깬 아래층 주민이 위층 주민을 찾아가 조용히 해 달라고 항의하면서 벌어졌다. 1년이 넘는 소음 공방에 시달려온 양 집안의 싸움은 쇠파이프까지 동원한 집단 난투극으로 발전했다.
척박한 아파트 주거 환경에서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소음 공해, 특히 위층에서 만드는 소음이다. 사건이 난 대구시 진천동 그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월 포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아마도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중엔 겉으로 말은 못 하고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2년 전 정부는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바닥 두께를 180㎜로 늘렸다가 지난해 7월 다시 210㎜로 기준을 강화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해당되지 않을 뿐 아니라 최근 기준에 맞춰 지어진 아파트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파트 자체적으로 벌금을 물릴 수 있는 법이 있고, 경범죄로 고발하거나 환경분쟁조정 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으나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다. 이웃 간의 일은 역시 이웃사촌이라는 인정과 상식의 바탕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아파트 단지 내 이웃사촌 회복운동 같은 자율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와 함께 당국은 당국대로 소음 방지 방안을 좀더 심도 있게 연구해야 할 것이다. 아파트 숲 곳곳에 잠복된 이웃 간의 반목과 갈등, 폭력의 폭발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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