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광주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일행이 대학생들에게 유세 방해를 당한 것은 유감스런 소동이다. 학생들은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여야 지도부가 일제히 광주 시내에서 가진 지방선거 거리유세 가운데 박 대표만 방해했다. 이 바람에 박 대표는 1시간 예정의 선거운동을 20여 분 만에 서둘러 접었다고 한다. 참으로 딱한 일이다. 학생들은 그런 행동이 하나의 지역주의처럼 외부에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왜 못 헤아리는지 안타깝다.
인근에서 봉변 소식을 들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젊은이들의 의기는 인정하지만 유세를 막은 것은 잘못"이라고 유감을 표명한 것도 그런 우려에서일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광주의 관용과 아량을 주문했다. 주지하다시피 '5'18'은 한(恨)과 지역주의 차원이 아닌 민주화운동으로 승화한 데서 의미를 지니는 것 아닌가. 어제 불상사는 거기에 이르지 못한 미성숙의 시민의식이라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박 대표가 지원 유세한 한나라당 광주시장 후보는 딴 동네 사람인가.
국민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역감정이 또 도질까 걱정하는 마당이다. 며칠 전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왜 부산 시민들이 (현 정권을) 부산 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나라를 들쑤셔놨다. 부산에서 여당 지지율이 안 올라 답답한 심정에서 한 말이라고 넘기기에는 너무 한심한 지역감정 충동질이다. 선거전이 불리하면 슬그머니 꺼내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지난 선거 경험으로 볼 때 한 지역에서 이러면 다른 지역도 곧바로 맞받는 지역감정 상승 현상이 빚어진다. 문 전 수석의 '부산 정권' 발언 직후 열린우리당 호남 쪽 사람들이 발끈한 것도 그런 증좌다. 노 대통령의 5'18 기념사가 아니라도 지역주의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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